우회상장사는 왜 이렇게 사고만 치나

  • 등록 2006-08-23 오후 4:02:05

    수정 2006-08-23 오후 4:02:05

[inews24 제공]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면서 다시금 우회상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은 우회상장에 대해 잘 몰랐던 게 사실. 그러나 최근 지코프라임과 우전시스텍이 언론에 자주 언급되며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우회상장에 대한 일반의 시각은 당연히 '부정적'이라 최근에 우회상장한 업체들은 주변의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기만한 눈치다.

그러나 앞으로는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하는 업체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6월 금융감독위원회와 증권선물거래소가 공동으로 우회상장 규제안을 마련했기 때문.

그렇지만 이미 시장에 진입한 우회상장사들은 시장 내에서 끊임 없이 '말썽'을 피우고 있다. 상반기 봇물 터지듯 이어진 우회상장 때문에 코스닥시장의 '수질'이 더렵혀졌다는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막 나가는 우회상장사들...주주 피해 나몰라라

카프코씨앤아이는 지난해 8월 엘리코파워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했다. 카프코씨앤아이는 상장으로 자금을 마련한 후 영상기기제조업체 마스타테크론과 공동으로 대체에너지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카프코씨앤아이는 마스타테크론으로부터 계약대금 3억3천만원만 받고 약속대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 주가가 급락한 것은 물론이고 마스타테크론에게서 계약금 반환청구 통보를 받았다.

이후엔 경영진 간 내분이 발생해 대표이사와 임원이 횡령혐의로 고소됐고 경영분쟁이 지속됐다. 그러다가 지난 5월 법원이 대표이사 등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결정을 내려 지난 22일엔 또 다른 공동대표를 선임했다. 주가는 우회상장 초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갔다.

또 지난해 이주형 이가엔터테인먼트 대표와 이장혁 우성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인수해 우회상장한 팬텀이 약속을 자주 어겨 투자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엔터테인먼트 광풍을 부른 주범으로 꼽히는 팬텀은 한때 대장주로 꼽히며 지난해 10월 4만4천25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팬텀은 약속했던 연예인들의 유상증자 불참과 실적 부진으로 급락했다.

이어 대표이사가 교체되고 신규 사업 모델을 찾지 못하면서 주가도 최근엔 2천원대로 주저앉았다.

퓨쳐시스템과 덱트론은 지나치게 우회상장을 서둘러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케이스.

인터넷보안업체 퓨쳐시스템은 올초 미국 바이오벤처기업 렉산 파마슈티컬즈와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그러나 인수합병을 너무 서둘러 주주들에게 사업설명도 제대로 하지 못해 인수가 실패로 돌아갔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당연지사.

퓨쳐시스템은 그러나 2주만에 전혀 다른 업종의 디지탈바이오테크놀러지(DBT)와 주식교환을 추진, 끝내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덱트론도 올해 4월 장외바이오업체 이노메디시스와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끼친 전력이 있다. 그러나 덱트론 역시 마치 안달(?)난 듯 우회상장을 서둘러 두달만에 미국 나노업체 나노엑사가 자사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하는 데 성공했다.

◆우회상장사는 코스닥의 '문제아'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우회상장사들이 문제를 터뜨려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게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실적이 안좋거나, 기업 이미지가 나쁜 업체가 주로 우회상장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올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회상장한 기업 67개사는 평균매출 194억원에 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문상장한 70개사가 450억원의 매출에 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수치다.

올 상반기 실적을 봐도 우회상장사는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다. 팝콘필름, JS픽쳐스, 여리, 벅스인터랙티브, 메디오피아 등 연예엔터테인먼트업체는 물론이고 바이오업체 제넥셀, 헤파호프코리아 등도 적자를 올렸다.

가까스로 흑자를 내는 데 성공한 배용준의 키이스트 역시 영업이익이 1억8천만원에 불과해 덩치(시가총액 1천500억원)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문 상장에 자신이 없으니까 우회상장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며 "상장을 한 후 뭔가를 보여줘야한다는 조급증 때문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부실한 장외기업이 우회상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폭등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부분 주가가 제 자리로 돌아가기 때문에 우회상장 관련주에는 관심을 끊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드라마제작사 삼화프로덕션이 우회상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시스템통합(SI)업체 이즈온이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가 22일 급반락, 하한가에 이어 23일에도 폭락했다.

한편 우회상장 제도가 인수합병(M&A) 활성화, 기업구조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회상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우회상장 우량종목으로 유비프리시젼, SNH, 하이쎌, 세중나모여행 등을 꼽는다.

위 업체의 한 관계자는 "놔두면 상장폐지되는 회사를 발판 삼아 실적이 좋은 장외기업들이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게 주주들을 위해서도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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