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증시 재료목록에 `정상회담`이 없다

  • 등록 2007-09-28 오후 6:24:52

    수정 2007-09-28 오후 6:24:52

[이데일리 배장호기자] 이제 나흘 뒤면 남북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남북의 최고위 지도자가 만나는 만큼 메가톤급 합의가 내려질 지도 모릅니다. 회담의 무게가 여간 대단하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경계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통 큰 재료가 터질 수 있는데도 주식시장 역시 아직 구체적인 기대감을 표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부 배장호 기자가 왜 그런지 생각해 봤다고 하네요. 들어보시죠.

남북정상회담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이라 이 역사적 이벤트에 이해득실을 따지는 세력도 있지만, 어찌됐건 이 회담이 그간의 대결구도를 종식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계기가 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같을 것입니다.

정부는 이 회담에서 다뤄질 의제에 대해 어떠한 공식 확인도 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와 청와대 주변의 비공식 경로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는 바로는 `종전(終戰) 선언`과 `경제협력`에 관한 의제가 비중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합니다.

시장의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종전 선언을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만들어진다면 국가 신용도를 높이고 투자를 활성화하는데 장기적으로 긍정적일 것입니다. 또한 남한의 자본력과 북한의 노동력이 결합하고, 그동안 가로막혔던 북방으로의 물류 통로가 뚫릴 수 있다면 한반도에 유사 이래 없던 도약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왠일인지 시장의 반응은 차분합니다. 역사적인 이벤트가 하루 하루 다가오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평온합니다. 주가지수 움직임만 놓고 본다면 시장은 전날 미국시장 상황에 더 신경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기자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시장의 속성 자체가 냉정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거창한 대의명분이나 당위보다는 눈앞에 펼쳐지는 `돈의 흐름`에 더 감동합니다. 일견 천박하게 비치겠지만, 그것이 시장의 본성이기에 서운하다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결국 시장은 아직까지 `남북정상회담` 개최 자체만으로는 별다른 돈 냄새를 맡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장이 냉담한 더 큰 요인은 대북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이 불신이 대선을 앞둔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인지,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여론의 오해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북한 정권의 변화 가능성에 대한 낮은 기대 때문인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직 `시장이 믿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 자체입니다.

그럴리 없으리라 믿고 싶습니다만 현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정략적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됩니다. 민족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중대사에 당파적 사심(私心)이 개입된다면 이번 회담은 그야말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특히 경제협력과 관련해 실현 가능성 없고 국민에게 부담만 주는 장밋빛 약속들로만 채워진다면 시장은 더욱 차갑게 반응할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논평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에서 가장 역점을 둬야할 부분은 북한의 개혁과 개방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이며, 북한이 개방되지 않는 한 아무리 도로와 철도를 깔고 각종 서비스를 다해주는 등 사회간접자본을 투자해도 결국은 경제가 나아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부가 새겨 들어야 할 내용이라 사료됩니다. 시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미래의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실제적이고 타당한 경제협력입니다.

"show market the money!".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시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방법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57세' 김희애, 우아美
  • '쾅' 배터리 공장 불
  • 엄마 나 좀 보세요~
  • 우승 사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