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26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하는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브렉시트발 혼란에 대비했다. 유럽에선 27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도널드 투스크 EU 상임의장이 브렉시트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회동한다.
EU에서 첫 탈퇴국이 등장한 것은 세계 경제가 43년 동안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점에서 그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그동안 익숙하게 여겨온 패러다임이 뒤흔들릴 전조라는 점은 분명하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각국의 공조나 공생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글로벌 각자도생(各自圖生)의 흐름에 새롭게 적응해야 하는 과제가 한국 경제에 주어진 셈이다.
당장 엔고 때문에 비상이 걸린 일본은행은 다음달 정례회의에서 추가 통화 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은 당분간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많다. 오히려 연준이 다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한국은행도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은 이같은 배경에서다.
벨기에의 민간 싱크탱크 유럽국제정치경제연구소(ECIPE)의 프레드릭 에릭슨 소장은 “브렉시트로 인해 세계화는 분명히 종료됐다”며 전 세계 각국의 보호주의와 고립주의의 등장을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