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 없는 돈 은행 예금으로…내달 초대형 IPO 실탄 준비?

초저금리에도 6월 은행 예금 8조8757억원 증가
증시 최고점에도 수익률 하락
암호화폐도 각종 규제에 시들
공모주 청약 자금 곳간용 유입 분석도
  • 등록 2021-07-04 오후 6:31:36

    수정 2021-07-04 오후 8:48:22

[이데일리 이진철 김유성 기자] 0%대 초저금리에도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이 은행으로 유입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최고점을 찍었지만 올해 수익률이 지난해보다 떨어졌고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도 정부의 규제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초대형 기업공개(IPO)인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 등의 일반 공모주 청약이 다음달 예정되면서, 미리 실탄을 준비하기 위해 은행에 돈을 넣어두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6월 은행 예금 8.8조 늘어…시중 대기자금 유입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말 기준 요구불 예금 잔액은 650조419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8%(8조8757억원) 증가했다. 5월 한달 요구불예금 잔액이 2.95%(19조4807억원)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해석되지만 시중 유동성이 다시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 대표적인 파킹통장이라고 불리는 일복리저축예금(MMDA)은 6월 한달 동안 5.58%(6조1758억원) 증가한 116조8060억원이다. 낮은 금리로 외면받았던 정기예금도 전월 대비 0.17%(1조778억원) 증가한 625조4333억원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시중 대기자금의 유입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4월 SKIET 공모주 청약 이후 시중 유동성이 다시 은행 예금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페이의 일반 공모주 청약 일정이 8월 첫째주에 연속해서 잡힌 것도 영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출 증가율 낮아져…예금·대출금리 하락

은행 예금이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대출 증가율은 낮아진 상태다. 5대 은행 6월 가계대출 증가율은 0.19%(1조2996억원)로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금융당국 규제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6월 신용대출은 0.39%(5382억원), 주택담보대출은 0.13%(6518억원) 증가했을 뿐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최근 2~3년내 가장 낮은 증가치를 보였다.

은행들의 주된 대출처였던 가계 대출 증가치가 둔화되고, 예금까지 늘면서 이달 금리도 강세보다는 약세가 더 뚜렷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7월만 놓고 봤을 때 예금과 대출금리 모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다.

지난달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5월말 잔액기준 총수신금리는 연 0.66%로 전월대비 0.01%p(1bp) 하락했다.

은행권에서는 예금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금 금리의 하락은 주담대 금리의 동반 하락을 불러오게 된다. 국내 은행들의 조달금리를 뜻하는 코픽스(COFIX)는 전월 은행들이 자금을 들여오는데 쓰는 비용(금리)을 가중평균으로 산출한 값인데, 예금 비중이 가장 높다. 대출에 쓰이는 은행들의 조달금 70~80%가 예금이다 보니, 코픽스와 예금 간 동조성이 비교적 강한 편이다. 소폭이지만 코픽스의 하락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대출 우대금리 없애고 신용대출 금리 올려

다만 시중은행들이 고신용자에 붙는 우대금리를 걷어내고 있어 금리 하락 체감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로 관리하라는 지침을 은행에 줬다. 작년 초저금리 환경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은행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현상이 이어지자, 이를 막고자 한 권고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연간 5%’ 기준을 맞추고자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을 1∼3%대로 조절했다. 은행들은 작년 말부터 각종 대출 우대금리를 줄이고, 고액 신용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 방법으로 총량 급증을 막았다. 특히 ‘영끌’ 수단으로 꼽히는 신용대출은 한도를 축소하고 적용금리를 더 높였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를 보면 5월 예금은행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89%로 4월보다 0.02%p 하락했지만, 신용대출 금리는 연 3.65%에서 연 3.69%로 0.04%p 올랐다.

이달부터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확대 시행해 대출받기는 한결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자 입장에서는 소폭의 금리 변동보다는 대출 조건이 더 까다로워진 게 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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