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P4G 계기 韓 '기후환경 리더십' 국제사회에 천명(종합)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 개최
文대통령, 강화된 기후대응 공약 발표
국제사회 지지 확보 성과…31일 정상토론 주재
  • 등록 2021-05-30 오후 6:46:34

    수정 2021-05-30 오후 9:38:22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개최된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적극적 기후위기 대응 의지를 밝힌 것은 기후 모범 국가로서의 모습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코로나19 위기를 선도국가로 나아가는 계기로 만들 것을 주문해온 문 대통령이 기후환경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모습이다.

文대통령, 친환경 ODA 확대 발표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공적개발원조(ODA)를 대폭 늘리겠다고 하면서 한국 역할론을 강조했다. 탄소 배출 문제에 있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입장이 다른 만큼 이를 절충하는 역할을 통해 한국의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시도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나라마다 경제발전의 단계가 다르고 석탄 화력 의존도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저탄소 경제 전환을 위해서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선진국들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개발도상국들이 맞춤형 녹색성장 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500만 달러 규모의 그린뉴딜 펀드 신탁기금 신설과 P4G의 지속가능한 운영을 위한 400만 달러 규모의 기금을 신규 공여하겠다는 구체적 계획까지 제시하면서 녹색성장 프로젝트 확산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ODA의 ‘질’도 달라진다. 한국의 전체 ODA 대비 리우마커+환경마커 표기가 된 ODA 사업 비중은 2015~2019년 기준 19.6%로 OECD DAC 평균 28.1%에 크게 못 미친다. 문 대통령은 2025년까지 이를 OECD DAC 평균 수준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해외에서 신규로 건설되는 석탄발전에는 공적 금융지원도 중단키로 했다.

NDC 추가 상향…“수소기술 개발 박차”

국내에서도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추가 상향이라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2050 탄소중립 목표을 선언하며 중간 목표로써 2030년의 NDC를 설정했다. 이를 상향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미 약속드린대로 오는 11월 제26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 제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내에서는 이미 우리 정부 출범과 함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허가를 전면 중단하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를 조기 폐지하면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화석연료와 과감히 작별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에 이웃 국가들의 동참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9일에는 대통령 직속의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위원회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책 전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문 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한국은 수소의 잠재력에 주목해 세계 최초로 수소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수소차, 수소충전소, 수소 연료전지 등 수소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의 한-덴마크 화상 정상회담에 참석하며 한정애 환경부 장관과 P4G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실제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에 마련된 P4G 정상회의장에는 △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두산중공업의 해상용 풍력발전기 등의 오브제가 배치돼 각국 정상급·고위급 47명, 국제기구 수장 21명에게 우리의 녹색기술을 알리기도 했다.

국제사회 지지 확보…31일 ‘서울선언문’ 채택 관심

이날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한 해외 정상급 인사들의 지지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기후환경 리더십’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을 선도적 국가의 반열로 올려놓은 셈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5개월 밖에 남지 않은 COP26 이전에 이번 정상회의를 주최해 주신 문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했고 리커창 중국 총리는 2060년 이전 탄소중립 달성을 거론했다.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해외석탄발전 공적 금융 지원 중단 선언과 같은, 구체적 이행 정책을 각 국가에서 발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및 ‘녹색’의제를 선도하는 것을 평가한다”고 긍정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31일에도 각국 정상급이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화상 회의를 주재하면서 ‘서울선언문’의 채택을 유도할 예정이다. 서울선언문에는 △코로나19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연대·지원 필요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협정 이행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을 위한 경제·사회 분야의 전환 및 실천 노력 △기후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 및 친환경 기업경영 확대 △해양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협력 필요성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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