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골목상권 침탈? 대리운전 노사, 입장 갈려

카카오모빌리티, 전화대리 시장 진입에 업체들 규탄
전화대리 협단체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골목상권 침탈”
대리기사 노조 결 다른 입장 “기존 업체들 전횡 바뀌어야”
양측 ‘밥그릇 싸움’에 대리기사 소외 지적도
“운전경험 없는 학생까지 들어와, 최소한 자격 걸러야”
  • 등록 2021-08-08 오후 7:19:21

    수정 2021-08-08 오후 9:03:00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관계자들이 5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대기업의 대리운전 전화콜 시장 진입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전화대리 시장 진입 움직임을 보이자, 대리운전 업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전화(콜)대리는 대리운전 시장 80% 가량을 점유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20%가 앱대리 시장이다. 지난달 티맵모빌리티에서 ‘티맵 안심대리’를 출시하는 등 전화대리의 위협요소인 앱대리 사업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기존 텃밭으로도 플랫폼 사업자가 들어올 채비를 하자 업체들의 위기감이 감지된다. 장유진 대리운전총연합회 회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막대한 자본으로 대리운전 시장을 다 먹어 버리면 이게 혁신인가”라며 “골목상권 침탈”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CMNP를 통해 국내 1위 대리운전서비스 업체인 코리아드라이브(1577대리운전)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전화대리업체들이 보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업체간 콜을 공유해 처리율을 높이고 싶은 니즈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리아드라이브 외에도 CMNP와 협력을 원하는 업체들이 있다면 다양한 방식의 상생모델을 구축하는데 힘을 보탤 예정”이라며 대리운전총연합회와 정면 배치되는 입장을 냈다.

양측 입장처럼 인터넷 댓글 여론도 정반대로 나뉜다. ‘택시도 모자라 이젠 대리운전업에도 끼어드냐’며 카카오의 시장 진입을 문어발 확장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반면 ‘대기업 시장 진출을 찬성한다’, ‘대리운전 시장이 이제 좀 투명해지는 것 같다’며 카카오를 편드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카카오를 겨냥해 규탄 성명을 낸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업체들의 이익단체다. 따지고 보면 연합회 주장엔 노동자 얘기가 빠져있다. 노동의 주체인 대리기사들은 업체 협단체와 결이 다른 입장을 보였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대리운전노조)에 따르면 카카오가 들어오기 전 대리운전 시장은 표준계약서 작성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다. 콜 프로그램 비용 등 이중 삼중 수수료 구조에 기사들이 제대로 된 이익을 보장받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그러다 플랫폼 사업자가 들어와 시장이 커지고 노동자들도 거듭 목소리를 내면서 변화가 생겼다. 이륜차 배송과 대리운전 업계에 표준계약서 논의가 촉발된 상황이다.

김주환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카카오가 처음 시장에 진입할 때 똑같은 골목상권 침탈 논란이 있었다. 당시 기사들은 기존 업체들의 전횡과 수수료 부담을 강요하는 있는 상황이 변하는 게 우선이라고 봤다”며 카카오의 시장 진입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다만 “지금 상황은 카카오와 업체 간 밥그릇 싸움”이라며 양측 논의에서 대리기사는 소외됐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노조 입장은 카카오든 기존 업체든 기사들의 생존권이 보장되고 시장이 정상화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과도한 비용 부과 외에도 운전경험도 없는 학생 기사들까지 들어오면서 경쟁이 격화돼 손님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최소한의 자격이 걸러져 기사들의 생존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정부가 지원책 마련에 나설 것도 촉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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