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정부 움직임 확산..톈안먼사태 이후 22년만

[업데이트] 인터넷서 `민주주의 요구` 확산..베이징서 기습시위 `22년만`
中정부, 인터넷 통제 강화..일부선 "`혁명` 아직 이르다"
  • 등록 2011-02-21 오전 10:37:13

    수정 2011-02-21 오전 10:39:28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튀니지발 반정부 민주화 혁명의 물결이 중국까지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 주석까지 나서 인터넷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 한복판에서 수십 명의 시민이 기습 시위를 벌이는 등 동요가 확산되고 있다. `민주화`를 요구로 내세워 중국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시위를 벌인 것은 톈안먼 사태 이후 22년 만이다.

21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에선 트위터 등을 통해 "20일 오후 2시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등 전국 13개 주요 도시에서 `재스민 혁명`을 일으키자`는 내용의 글이 급속히 퍼졌다.

이 글은 "일당독재를 끝내기 위한 정치개혁과 민주주의, 자유를 요구하자", "자유만세 민주만세" 등의 주장이 담겼으며, 지난 17일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중국어 웹사이트 보쉰(Boxun.com)에 처음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장소로 지목된 베이징 중심가 왕푸징 거리와 톈진의 구러우(鼓樓), 광저우의 인민공원 등에서는 이날 산발적인 기습시위가 일어났다. 시위에 참가한 한 대학생은 "나의 힘을 보여줌으로써 조국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중국 공안이 즉각 시위대를 해산하고 경계를 대폭 강화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되진 않았다. 란저우, 청두, 하얼빈 등에서도 시위 장소로 지목된 지역을 공안이 에워싸면서 시위 조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 중심가에서 20대 청년 3명의 기습시위를 지켜본 한 시민은 "우리는 불공정한 중국 법 체계에 저항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공안당국은)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을 잡아가고 심지어 폭력을 휘두르기까지 한다. 우리는 길을 걸을 자유도, 말할 자유도 없다"라고 말했다.

중국에선 지난 2008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 등 수백 명의 지식인이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인터넷 서명운동을 벌이긴 했지만 당시 운동은 별도의 시위로 이어지지 않았다. 기공 수련단체인 파룬공 등의 시위가 있긴 했지만 민주화를 요구로 내걸어 중국 시민들이 실제 시위를 벌인 것은 지난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시위 선동 글이 인터넷에 등장한 전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베이징의 공산당 중앙당교에서 연설을 통해 "사회안정을 해치는 돌발문제를 해결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며 인터넷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현재 문제의 글은 중국 검열당국에 의해 삭제됐으며, 시나닷컴 등 주요 포털 검색 사이트에서 `재스민(jasmine)`이나 `재스민 혁명(jasmine revolution)`, `모리화(茉莉花) 혁명` 등은 검색이 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치 분석가이자 반체제인사인 모즈쉬는 "공안은 중국에서 재스민 혁명과 같은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는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혁명에 대한 요구는 희망을 표현하는 것인데, 그같은 일이 일어나기엔 너무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한 대학생은 "일종의 희극처럼 보인다"면서 "많은 사람들은 실제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4억5700만명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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