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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업계가 전국 곳곳에 있는 주차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주차장은 ‘카카오T’, ‘쏘카’, ‘TMAP’ 같은 모빌리티앱의 활용성을 높여줄 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이나 물류 배송 같은 다양한 사업의 거점이되기 때문이다.
전략은 다소 차이가 난다. 택시 호출 시장 1위인 카카오T는 직접 인수해 덩치는 키우는 쪽에, 카셰어링(차량 공유) 1위인 쏘카는 각종 서비스를 연결하는 슈퍼앱 전략에, 내비게이션 1위 티맵모빌리티는 대규모 차량관리 및 데이터 수집에 더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SK계열인 SK E&S도 주차 솔루션 1위 기업을 인수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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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하나로 모든 걸 한다…‘모빌리티 포털’ 꿈꾸는 3인방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는 지난 10일 각각 주차장 운영업체 GS파크24와 온라인주차플랫폼 모두의주차장 지분 100%를 인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650억 원을 들여 인수한 GS파크24는 GS리테일의 주차장 운영업체다. GS수퍼(GS더프레시) 등 GS리테일이 보유한 점포들의 주차장과 24시간 연중무휴 무인주차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주차 운영사를 인수하지 않았지만 관계사 SK쉴더스와 주차장 보안관제 사업을 하고, 700여 곳에 달하는 무인주차장 운영 기업 나이스파크 및 한국주차설비공업협동조합과 제휴했다. 카카오와 달리 직접 주차장 사업을 하지 않고, TMAP 앱과의 연동, 중개를 강화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3사 모두 원하는 건 자사 모빌리티 앱의 활용성 극대화다. ‘카카오T’의 마이카 메뉴에서 주차를 강화하거나, ‘쏘카’에서 차를 더 빨리 부를 수 있게 하거나(수도권 지역 30분 내 ‘부름 편도 서비스’ 준비중), ‘TMAP’에서 주차서비스(내년 예정)를 제공할 때 주차장 운영 기업과의 제휴는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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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과 물류 거점 활용…자율주행 대비한 서비스 경험 확산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업계는 전기차 충전 사업에 눈독 들이고 있다. 지난해 4.2%에 불과했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비중은 올 들어 8.1%로 2배 가까이 높아졌다. 내년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보다 24%가량 증가한 84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쏘카는 모두의주차장 인수로 공공기관 주차장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 서비스와 시너지를 예상한다. 국내 4400개 이상 직영·제휴 주차장 네트워크를 가진 1위 주차관리 업체 파킹클라우드를 인수한 SK E&S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 제공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창민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CFO)은 “주차장은 이동의 시작과 끝이 이뤄지는 도심 이동의 핵심 인프라로, GS파크24 인수를 통해 주차장을 거점으로 하는 다양한 신규 기술과 서비스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차장 운영사를 수직계열화한 만큼 충전, 세차, 경정비 같은 자동차 운전자 대상 서비스는 물론 도심 물류의 거점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년 모빌리티 업계는 택시 호출에서 벗어나 가장 편한 이동, 가장 저렴한 이동, 가장 빠른 이동을 둘러싼 경쟁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주 속에서 티맵모빌리티와 쏘카가 빅데이터 기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변신을 선언한 이유에서다.
최근 TMAP의 사용자경험(UX)을 전면 개편한 티맵모빌리티의 이종호 대표는 “T맵의 강점인 운전자 서비스에 더해 비운전자 중심의 대중교통, 셔틀 등 서비스 경험을 확장하며 최적의 이동을 제안하는 혁신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슈퍼앱으로 진화하는 쏘카가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