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달러이야기-④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랜드마크투신운용 김일구 운용본부장
  • 등록 2004-11-24 오전 11:20:00

    수정 2004-11-24 오전 11:20:00

[edaily 증권부] edaily는 최근 달러가치 급락으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질서의 재편과 관련해 랜드마크투신운용 김일구 운용본부장의 특별기고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과거 환율 급변동을 불러왔던 플라자합의와 루브르합의 등 역사를 되짚어 보고 현재의 달러가치 조정의 의미를 조명해 봅니다. 또한 향후 환율의 향방에 대한 전망과 함께 한국 경제에 대한 시사점 및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함의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특별기고 시리즈 1~2편은 23일, 3~4편은 24일 게재됩니다. ◇향후 전망: 중국의 선택에 달렸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46% 절상되었고, 호주와 뉴질랜드의 경우에는 50% 이상 절상이 진행된 상태이다. 따라서 이들 나라의 통화가치가 향후 크게 절상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일본은 이 기간중 통화가치가 26% 절상되었고 우리나라는 23% 정도 절상되었다. 매를 먼저 맞은 유럽에 비해 일본과 우리나라는 아직 통화가치 절상이 더 진행될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다. 주요 선진국과 우리나라 등 개도국들의 통화가치가 모두 절상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들어서면 중국의 경상수지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다른 모든 나라들이 비난의 화살을 중국으로 돌리고, 자신들은 할만큼 했다는 입장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지금은 중국이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미국인들의 씀씀이가 헤퍼서 생긴 경상수지 적자의 조정책임을 해외로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 중국의 미국 비판이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압박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통화가치를 절상시켜서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를 커지게 만드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중국은 고립되게 된다. 이렇게 되었을 때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 이번 조정과정에서 핵심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 중국과의 교역국들의 통화가치가 많이 절상된 상태여서 중국이 통화가치를 절상시키려 하면 적정 절상폭이 20~30%로 상당히 커질 것 같다. 한번에 이렇게 큰 폭의 절상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여러번 나눠서 위안화를 절상하게 되면 투기적인 자금의 유입을 막을 길이 막막해진다. 중국이 끝내 위안화 절상을 거부한다면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과 극심한 무역마찰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이유이다.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미국의 물가상승 및 금리인상 시점이다. 예전처럼 달러화가치 폭락으로 미국의 물가는 머지 않아 올라가게 될 것이다. 금리를 올려 저축률도 높이고 재정적자 확대도 견제하고 싶어하는 연방은행으로서는 물가가 올라갈 때 금리인상을 늦출 이유가 없을 것이다. 연방은행이 언제 금리를 올릴 것인가, 미국의 금리인상이 세계 유동성을 얼마나 축소시킬 것인가, 미국의 금리인상 이전에 루브르합의와 같은 것이 도출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중요하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최근 재경부와 한국은행은 발권력을 동원해 환율을 방어하겠다는 얘기를 자주 하고 있다.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은 불태화개입과 태화개입으로 나뉠 수 있다.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산다는 것은 원화를 판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며, 달러화는 통화당국 계정으로 들어가지만 원화는 시장에 풀린다. 이렇게 풀려나간 원화를 환수하는 것이 불태화개입이고, 원화를 시장에 그대로 남겨두는 것이 태화개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불태화개입은 주로 통안채와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외환당국이 굳이 발권력을 동원한다는 표현을 쓴 것을 보면, 발권력 동원이란 태화개입을 의미하는 것 같다. 불태화개입은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유동성이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1년간 우리경제는 수출은 좋은데 내수가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을 겪고 있는데, 화폐적 요인만을 놓고 본다면 불태화개입을 통해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국내로 전혀 유입되지 못하는데 어찌 수출과 내수의 연계가 작동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물론 수출과 내수의 연계가 작동하지 않는 큰 이유는 화폐적 요인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시기에 우리가 불태화개입을 하게 되면 외국으로부터 심한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수출해서 번 돈을 국내로 파급시키기 싫어하는 수전노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외환시장에 개입하더라도 태화개입을 하는 것이 외국으로부터의 비난을 줄이는 길이다. 태화개입도 환율을 지키려 하는 것은 불태화개입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유동성을 국내로 파급시킨다는 측면에서 보면 외국으로부터 받을 비난의 강도는 다르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은 중남미 순방길에서 주택 200만호 정책을 `사고`였다고 표현하면서, "나도 사고를 하나 칠까 하다가도 지금은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이 있었다고 한다. 또 비슷한 시기에 총리와 청와대도 대규모 내수부양책에 분명한 반대입장을 표시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플라자합의 이후의 일본을 보는 듯한 느낌 때문이다. 국제경제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내수부양을 해야 할 때 하지 않고 버티다가 결국 수출전선이 만신창이가 된 다음에야 부랴부랴 내수부양에 나서고, `늦게 배운 도둑질에 밤새는 줄 모른다`고 다른 나라들이 긴축으로 돌아서고 나서도 혼자 열심히 내수부양 계속하다가 버블을 겪고, 그리고 버블 후유증으로 10년을 암흑 속에 보낸 일본을 잊어서는 안된다. 국제경제의 흐름은 지금 우리가 내수부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계속 수출에만 집중하고 있으면 원화급등이 더 심해질 수 밖에 없다. 늦기 전에 내수부양을 강력하게 추진해서 수출의존도를 낮추고, 그리고 선진국들이 본격적인 긴축에 들어가면 우리도 그 때를 놓치지 말고 긴축에 들어가면 큰 사고는 없을 것이다. 진정한 사고는 지금 대규모 내수부양에 나서는 것이라기 보다는 과거 일본처럼 국제적인 흐름을 읽지 못하는데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국제경제 흐름을 무시하고 우리식대로 살아가기에는 우리는 너무나도 분명한 소규모 개방경제이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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