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금융권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이날 오전 산업은행 및 인수금융기관 등에 대우건설 인수 추진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대우건설 모로코 사피 발전소에서 발생한 3000억원 규모 손실 여파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지난 7일 지난해 4분기 모로코 발전소 현장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며, 분기 143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1474억원의 적자를 냈다.
대우건설은 “4분기에 모로코 발전소 현장에서 장기주문제작 자재 손상 등 원가상승요인이 발생해 이에 대한 잠재손실 반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해외 부문 추가 부실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호반건설은 추가 해외 부실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모로코 사피 말고도 앞으로도 추가 부실에 대해서도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며 “딜 완주 여부가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등을 돌릴 경우 대우건설 매각 작업은 당장 중단이 불가피하다. 대우건설 인수전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본입찰에 호반건설 단독으로 참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추후 해외 부실이 어느정도 정리가 된 이후 호반건설로의 재매각 추진이나, 지분 분할 매각을 통한 자금 회수 방안도 고려해볼 수는 있다. 호반건설로의 분할 매각 방침을 수용한 만큼 재매각 과정에서는 매각공고 시점부터 지분 매각 방식을 추진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6년 10월 매각 추진 과정에서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으며 매각을 시도하지도 못하고 중단하기도 했다. 안진회계법인의 의견거절 이후 2016년 4분기 대규모 빅배스를 단행하면서 어닝쇼크를 냈고, 지난해 4분기 또 다시 해외 잠재 부실이 발목을 잡았다.
대우건설은 올 초 발생한 사고를 지난해 4분기에 반영한 것이고 추가 해외 부실은 없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대우건설 해외 플랜트 부문의 추가 부실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해외 사업 추진 의지와 적극적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성 확보를 위해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했지만, 재무적 리스크가 큰 기업을 떠안을 국내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