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2일) 평양 국제공항에 도착한 왕 위원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중국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남북한의 관계 개선 역시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은 북한과 미국이 순조롭게 대화를 진행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를 바란다”며 “중국은 북한과 소통을 강화하고,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르면 이달 중순 개최되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순조롭게 실시돼 실질적인 진전이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왕 위원이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 것은 4자회담 개최에 대한 중국 측의 요구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내놓은 판문점 선언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3자 또는 4자 회담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3자 회담이 되면 중국이 소외될 가능성이 커지는데다 종전선언 당사자인 중국을 배제하지 못하는 만큼 4자회담이 열린다 해도 이미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주도권을 잃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왕 위원은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 우호관계는 양측 모두에게 귀중한 자산”이라며 “이 우정을 발전시키고 지키는 것이 양측의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리 외무상 역시 이에 “중국과의 우호 관계 발전을 목표로 하는 입장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내년 북·중 수교 체결 70주년 행사를 조기에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역시 이날 왕 위원과 리 외무상의 회동을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리용호 동지와 왕이 동지 사이의 회담이 2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며 “회담에서 쌍방은 두 나라 최고 영도자 동지들께서 상봉 시 합의하신 데 기초해 조중 친선·협조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확대·강화·발전시켜나가는 데서 나서는 문제들을 깊이 있게 토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전날 왕 위원 일행을 위해 만수대의사당에서 리 외무상 주최의 환영 연회를 마련했고 연회 참석자들은 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건강과 양국의 친선을 위해 건배를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왕 위원 일행은 평양에 도착하는 길에 만수대 언덕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참배한 후 북중 우의탑에 헌화를 하기도 했다.
왕 위원은 방북 마지막 일정인 3일 김 위원장을 만나 중국의 ‘적극적 역할’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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