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까 기회일까”…‘수소경제’ 확대 속 정유업계에 쏠리는 시선

국내 수소생산 162만톤, 외부 유통량은 23만톤 수준
에경연 “부생수소 만드는 정유업계에 기회될 것” 언급
저렴한 가격·전국 주유소 인프라 등 최적 환경 갖춰
정유사들 “차량용 연료 등 수요 확대시 판매방안 검토”
  • 등록 2019-09-01 오후 4:46:29

    수정 2019-09-01 오후 4:46:29

SK이노베이션 울산컴플렉스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본격화하고 있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이 국내 정유업계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정유업계는 현재 부생수소(화학공정 부산물로 발생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이미 갖추고 있는데다, 전국에 주유소라는 최적의 수소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해놓은 만큼 악재가 아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유사들도 향후 수소연료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확보된다면, 사업화에 나서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일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에경연)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수소 생산능력은 연간 192만톤으로 실제 수소 생산량은 약 162만톤이다. 이중 정유공장 및 석유화학공장에서 사용하는 자체 소비량 141만톤을 제외하면 외부에 유통돼 산업용 연료로 활용되고 있는 수소는 23만톤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1월 오는 2040년까지 전국 1200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내용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더불어 지난 6월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수소자동차를 오는 2040년까지 290만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같은 수소경제 드라이브는 분명 국내 정유업계에겐 위협이다. 석유제품 내수시장에서 휘발유, 경유 등 내연기관 연료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소 연료 확대시 당장 석유제품 판매 감소는 물론 가동률 하락 및 수출 감소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수소경제가 정유업계에 악재보다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재경 에경연 석유정책연구팀장은 최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석유산업 대응방향’ 보고서를 통해 “정유공장 등 수소 생산업체들이 설비 가동률을 약 5%만 상향시켜도 현재 추가 설비투자없이 연간 5만4000톤 수준의 수소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며 “수소 수요가 확대될 경우 국내 정유업계는 별도 투자 없이 현재의 수소생산 및 공급역량을 활용해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만큼 위기가 아닌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에서 생산하는 부생수소는 시장에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통한다. 다른 수소 생산수단에 비해 가장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더불어 이미 주유소라는 유통 인프라를 갖춘 정유업계가 수소 공급 및 유통산업에 직접 진출한다면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도 정유업계는 부생수소 일부를 외부에 판매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생산한 부생수소를 탈황설비 또는 다른 석유화학공정에 투입하고 남은 물량을 같은 산업단지내 타 업체들에게 파이프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수소는 관리가 어려운 물질인만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돼 있는 업체들에 한정해서 공급 중이다.

정유업계 역시 수소 연료의 중요성과 가능성은 인지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은 만큼 시장의 개화시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A정유사 관계자는 “ 향후 수소경제가 활성화되고 차량용 연료 등이 필요하면 판매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수소 연료 시장이 확대돼 수요가 커지는 것을 전제한다면 수소사업 역시 우리 정유업계로선 매력적인 사업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경 에경연 팀장은 “최근 사우디 아람코 등 주요 글로벌 정유업체들도 수소경제에 관심을 갖고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는 것도 참고해볼만한 점”이라며 “저렴한 단가로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정유업계의 역량이 발휘될 경우,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소시장 전체를 주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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