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시대①)이삿짐 그만 싸도 될까?

모기지론 활성화로 내집장만 꿈 `성큼`
  • 등록 2004-03-19 오전 10:30:00

    수정 2004-03-19 오전 10:30:00

[edaily 김현동기자] 주택가격대비 소득수준이 낮은 현실을 감안할 때 평범한 월급소득자가 저축을 통해 내집을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그간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소득 증가세를 크게 상회, 어렵게 저축해 주택자금을 마련한들 집값이 이미 올라 있어 좌절한 경험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접어뒀던 `내집 마련의 꿈`을 다시 한번 꿔볼만하게 됐다. 모기지 시스템 도입에 따라 전세계약이 끝날 때마다 짐을 싸던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오는 25일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정통` 모기지론 상품이 판매된다. 이를 이용할 경우 전세금 이하의 적은 자금만으로 당장 내집을 마련할 수 있어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온전히 주택구입자의 몫이 될 수 있다. 또 20년 동안 고정금리로 매달 일정금액만 갚아나가도 되므로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은 모두 공사가 지고 가게 되어 있어 안정적인 가계운영이 가능하다. 모기지론은 집값의 70%까지를 빌려 10~20년 동안 나눠 내는 장기 주택담보대출로, 이를 이용하면 무주택자가 국민주택규모(전용면 적 25.7평)이하 주택을 살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를 운용하는 주체는 주택금융공사라는 정부산하 공공기관. 그러나 일반 은행이 거 의 모든 대고객업무를 대행하기 때문에 기존의 은행대출처럼 은행창구를 통해 모기지론을 이용 하게 된다. 무주택 우선공급 물량 확대 역시 내집마련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관심대상이다. 3월부터 무주 택자에게 우선 공급되는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의 비율이 50%에서 75%로 늘어난다. 앞으로는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 10개 중 약 7, 8개가 무주택자에게 우선 분양되는 형국이다. 서울과 수도권만 해도 올 상반기 무주택자 우선분양 대상 아파트가 수천 가구에 이른다. 모기지론 도입은 가계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안정에도 기여하게 되는 셈. 올해 은행권에 만기 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총가계대출 105조원의 60%인 63조원. 이 중 상당량의 만기도래 자금이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을 포함한 장기대출 상품으로 전환, 대출시장 안정화가 기대된다. 종전 주택담보대출상품 만기가 대부분 3년 미만으로 짧았던데 반해 모기지 상품은 최저 10년, 최장 30년으로 만기를 늘리고 있어 향후 경기변동 요인 발생시 자금의 단기이동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택수요자의 입장에서는 모기지론(장기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뒤 장기간(보통 10년 이상, 고정금리) 원금과 이자를 분할상환하게 됨에 따라 목돈없이도 주택구입이 가능하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경우 주택저당채권 매각, 모기지·MBS 스왑 등을 통해 대출 보유에 따른 대손발생 등 신용위험과 금리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만기구조 다양화를 통해 자금운용에 따르는 리스크를 주택금융공사에 전가할 수 있는 잇점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권 가계대출 105조원 중 주택담보대출이 약 60% 정도"라며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만기구조가 갈수록 단기화되는 추세여서 금융시장 충격시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만기가 짧은 대출에 대해서는 만기구조를 다양화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이 이들 자금의 만기연장 상품으로 활용된다면 은행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의 10% 정도가 모기지론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최소 10조원 이상이 모기지론으로 전환, 모기지 시장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홍식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주택금융공사는 은행들과 장기 주택대출상품 판매 경쟁을 하는 소매금융기관이 아니라 은행권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리스크헤징 기능을 수행하는 유동화중개기관"이라며, 주택저당채권(MBS ; Morgage Backed Securities) 발행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강조했다. 물론 모기지론 활용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대출 초기 월 불입액이 많아 가계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상환 금액이 커 서민층이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약이 끝날 때마다 여러차례 짐을 싸온 가장이라면 `이삿짐 싸기`를 그만둘 고민을 이제 해볼만도 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 '57세'의 우아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