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서바이벌 가이드]여기로 달맞이 떠나요

달빛따라 걷는 경주·혹성에 온 듯한 영덕
  • 등록 2006-09-28 오후 12:00:00

    수정 2006-09-28 오후 12:00:00

▲ 경주남산늠비봉5층석탑
[조선일보 제공] 휘영청 뜬 달이 예쁘다. 밝고 환하고 둥글고 선명하다. 추석에 보름달을 바라보기 썩 괜찮은 다섯 곳이 있다. 달이 뜨기 시작하는 시간은 보통 오후 5시 30분 전후다.

경주 남산

달밤에 남산을 오르신 적이 있으신지. 명주실처럼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가면 기품 있는 부처님을 만날 수 있고 달빛 아래 다소곳한 석탑도 볼 수 있다. 달 보기 좋은 코스는 포석정 주차장~윤을골 마애삼체불~상실절터~해목령~늠비봉. 4시간 가량 걸린다. 만약에 대비해 손전등을 가져가더라도 되도록 꺼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 10여분만 걸으면 금세 달빛에 익숙해진다. 달빛이 이렇게 밝은 줄 예전에 왜 몰랐을까. 달맞이하기 좋은 곳은 늠비봉. 너럭바위 위에 오층석탑이 우뚝 서있다. 그 아래로 경주 시가지가 불을 밝히고 있다. 마음 한 구석이 환하게 열리는 느낌이 든다. 경주남산연구소(www.kjnamsan.org, 054-771-7142)에서 매월 한차례 남사달빛기행을 진행하지만 아쉽게도 올 추석에는 쉰다. 사전에 전화 안내는 받을 수 있다. 산행에 자신이 없다면 신라문화원(www.silla.or.kr, 054-774-1950)에서 10월 7일 진행하는 ‘한가위 달빛신라역사기행’에 참가해보는 것도 좋을 듯. A·B·C 코스로 나눠 분황사, 포석정, 황룡사지 등을 돌아본다. 참가비 어른·중고생 1만5000원, 초등생 1만2000원.

영덕 창포리

영덕 창포리에 가면 커다란 보름달이 수평선 위로 훌쩍 떠오르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영덕군은 풍력발전단지를 만들면서 ‘동해안 달맞이 영덕 야간산행’을 선보였는데 ‘대박’이 났다. 올해 3월 첫 회에 약 500명이 다녀갔고 이후 매달 약 1000명이 몰렸다. 추석에는 이 행사를 쉬지만 코스가 어렵지 않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해 지기 한 시간쯤 전에 창포초등학교를 출발해 삿갓봉과 풍력발전사무소를 거쳐 영덕해맞이공원에 오른 뒤 하산하면 된다. 총 거리는 6.7㎞. 2시간 정도 걸린다. 가로등이 설치돼 있다. 아이들 손잡고도 별 어려움 없이 갈 수 있다. 등에 땀이 촉촉하게 밸 때쯤 풍력발전단지에 도착한다. 24기의 거대한 발전기가 달빛 아래 우뚝 서 있다. 하나의 높이가 80m에 달한다. 마치 어느 혹성에라도 온 듯한 기분이다. 풍력발전단지에 도착한 즈음이면 달이 환하게 떠올라 있겠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발전기 아래를 뛰어다닌다. 동해안 달맞이 영덕 야간산행은 추석에는 쉰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054-730-6396)에서 사전에 전화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양양 남애항

속초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7번 국도에 남애항이 있다. 동해안에서 가장 검은 물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거센 파도 뒤로 밝은 달이 불쑥 솟아오른다. 남애항에 가기 전 잠시 하조대해수욕장에 들렀다 놀다 가자. 흰 백사장과 푸른 파도만으로 이루어진 ‘심플한’ 해수욕장이다. 세상살이가 이렇게 간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즈음이면 찾는 이가 적다. 모래사장은 흰 밀가루를 뿌려놓은 듯 하얗다. 한참을 놀다 달이 뜰 무렵이면 남애항으로 간다. 추암, 정동진 등과 함께 동해안 최고의 해돋이 명소로도 꼽히는 곳이다. 하지만 달이 뜨는 풍경도 가슴이 저밀 정도로 아름답다. 포구 한 켠으로 난 방파제를 따라가면 붉은 등대가 서 있다. 달은 등대 위로 솟는다. 방파제에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막힌 가슴을 뚫어준다. 등대와 달이 잘 어우러진 풍경을 보려면 남애항 오른쪽 끝에 있는 ‘고래사냥’이라는 민박집 앞이 좋다. 횟집도 여럿 있다. 친구와 함께라면 밤새 소줏잔도 기울여 볼 만하다. 문의 양양군청 (033)670-2251

양평 수종사

양수리 가까운 곳에 운길산(610m)이 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풍광이 얼마나 빼어났으면 조선전기 문신이자 학자인 서거정이 ‘동방가람 중 최고의 전망’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까. 서울에서 가깝지만 서울 같지가 않다. 강원도 어느 산골의 산사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달맞이는 사찰 앞마당의 범종각 앞에서 한다. 짙푸른 밤하늘에 은회색 보름달이 뜬다. 달빛을 받아 두물머리의 물길이 반짝인다. 사금파리를 뿌린듯한 그 풍경에 넋을 놓는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볼이 홧홧해진다. 만약 사랑하는 이라도 옆에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손을 잡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양수리 드라이브를 즐기고 차 한잔 나눈 후 수종사를 찾는 것이 좋겠다. 스님들 수행공간이므로 되도록 조용히 한다. 문의 수종사 종무소 (031)576-8411

고창 모양성

전북 고창에 있는 고창읍성(모양성)은 달맞이로 유명하다. 중양절(음력 9월 9일)이면 여인네들이 머리에 돌을 이고 성곽을 도는 풍습이 있다. 한바퀴를 돌면 다리병이 낫고, 두바퀴를 돌면 무병장수하며, 세 바퀴를 돌면 극락에 간다고 한다. 달 아래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여인네들이 성곽을 도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볼 만하지만 아쉽게도 한가위에는 그 광경을 볼 수 없다. 대신 다른 즐거움이 더해졌다. 올해 7월부터 성곽에 조명을 설치했다. 밤 10시까지 화려한 조명이 성곽을 비춘다. 고창군청 문화관광과(063-560-2234)에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어린이 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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