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임협 결국 해넘겨..내년에 3년치 협상 ‘초유 사태’

勞使 입장차 좁혀지지 않아..1년8개월여간 벌여온 '2019 임협' 불발
勞, 해고자 복직 등 현안 해결 맞물린 협상 주장..使 "별개 협상해야"
일렉트릭·건설기계 등 현대重 지부 떠난 로보틱스 전철 가능성 주목
  • 등록 2020-12-27 오후 1:51:36

    수정 2020-12-27 오후 9:39:31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현대중공업 노사가 1년8개월여간 벌여온 임금협상이 불발되며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내년에 2019년~2021년도에 해당하는 임금협상과 단체협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하지만 노조가 여전히 해고자 복직 등 현안 해결을 주장하고 있어 노사 양측 간 전향적인 자세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꼬인 실타래를 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사는 작년 5월부터 이어진 2019년도 임협에서 서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등을 돌리게 됐다. 연내 타결을 위해선 지난 25일 이전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야 했지만 일정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6일부터 치뤄진 32대 노조대의원 선거(총 106명 선출)가 마무리됐지만 현 집행부가 바뀌지 않는 이상 국면전환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 집행부는 작년 5월 회사 법인분할 과정에서 빚어진 해고자 복직, 파업자 징계·고소고발 문제를 임협과 연계해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당시 폭력 행위를 저지른 조합원 4명을 해고하고 나머지 조합원 1415명에게 징계를 내렸다. 회사는 노조가 주주총회장을 파손했다며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 18일 발행한 쟁의대책위원회 소식지를 통해 “수조원을 들여 대우조선해양,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한다면서 그저 어렵다며 지금껏 교섭을 끌어왔다”며 “32대 대의원 선출을 계기로 전열을 가다듬어 들 끊는 분노를 투쟁으로 불 살릴 것”이라고 전해,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7월 9일 오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상황이 이렇자 업계는 현대일렉트릭(267260), 현대건설기계(267270) 등이 지난 9월 새 노조를 만들어 임협을 타결한 현대로보틱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9200여명에 이르는 현대중공업 지부는 2017년 4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로 분할한 뒤에도 ‘4사 1노조’ 원칙에 따라 분할사 조합원 모두 현대중공업 노조 소속을 유지해 왔다. 복수노조 체제 이후 기존 현대로보틱스 조합원은 현재 3명만 남아 있는 상태로 사실상 ‘4사 1노조’ 체제가 무너졌다.

두 회사 마저 현대중공업 지부를 떠날 경우 파장이 클 전망이다. 현대로보틱스의 새 노조 조합원은 130여명인 반면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 조합원은 각각 800여명, 600여명에 이른다. 조합원 이탈은 결국 교섭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대중공업 지부로선 타격이 불가피한 셈이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조 게시판에는 “복수노조 생기면 바로 이탈하겠다”, “배 째라 협상도 지겹다” 등 조합원들의 불만 섞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 노조 설립으로 임협을 마무리한 현대로보틱스 사례가 악화일로인 현대중공업 노사 관계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며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사들도 임협이 마무리된 가운데 현대중공업만 3년치 임단협을 진행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해 안타깝다”고 짚었다.

▲서유성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왼쪽에서 네 번째)와 김재형 노조위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이 지난 9월 28일 대구 본사에서 ‘단체교섭 조인식’과 ‘새출범 노사화합 선언식’을 갖고 회사의 도약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현대로보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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