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주요 헤지펀드들이 올들어 지수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리와 증시, 상품값의 미래를 잘못 예측해 이머징마켓과 주택 관련주에 투자, 큰 손해를 봤다고 전했다.
◇기술주 베팅 `현명했다`..고수익 지속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헤지펀드들간의 명암을 갈라놨다.
IT시장에 투자했던 헤지펀드들은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데이비드 테퍼의 아팔루사 운용은 반도체주에 투자해 올해 10% 이상 수익을 냈고, 라우 라자라트남의 갤리언 운용 역시 기술주 투자로 큰 이득을 봤다.
토드 도이치의 갤리언 캡틴스 오프쇼어 펀드는 제약주와 다양한 역투자 기법으로 3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중이고, 제임스 사이먼의 르네상스 인스티튜셔널 에쿼티 펀드도 13% 가량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머징마켓과 상품시장, 부동산주에 투자했던 다수의 헤지펀드들은 부진한 실적에 울상이다. 상품시장이 랠리를 보이던 올해 초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이후 상품가격이 하락세로 반전하면서 큰 손해를 입었다.
유명 헤지펀드인 펜더 TPG-엑손은 올해 8월까지 약 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펜더 TPG는 한 때 골드만삭스 그룹의 인하우스 트레이딩을 담당했던 디나카 싱이 설립한 펀드로 운용자산은 60억달러에 달한다.
하버드대 기부자산을 운용했던 잭 마이어는 올해 새로운 헤지펀드 컨벡서리 캐피탈을 설립, 60억달러를 모금해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올해 그 헤지펀드의 수익률은 수수료를 제외하고 1%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같은 기간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7% 상승했고, S&P500 지수도 4.3% 올랐다. 안정적이나 수익률은 낮은 단기 국고채도 일부 헤지펀드들보다는 오히려 높은 수익을 냈다.
◇실적 부진에 수수료도 높다
주로 갑부나 기관들을 위해 자금을 운용해 온 헤지펀드들은 최근 몇년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왔고, 개인들이 투자하기 힘든 광범위한 글로벌 시장에 투자한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기대는 높아져 있어, 실망도 더 크다.
WSJ는 헤지펀드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함에 따라 높은 수수료가 도마에 올랐다고 전했다. 평균 15%의 수익을 올린 헤지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는 운용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11%에도 못 미치는 수익금을 받게된다.
이에 따라 부진한 운용 실적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수료를 챙겨가는 헤지펀드 업계들에 대한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