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보면 한숨만’..청약통장 무용론에 가입자 감소세

지난달 청약종합통장 가입자 1년새 37.5만명 줄어
1년새 소득 1.8% 증가한 새 분양가 14.8%↑.."감당 불가"
청약통장 이점 희석.."적은 이자수익, 낮은 당첨확률 이유"
  • 등록 2024-07-31 오전 9:06:53

    수정 2024-07-31 오후 7:24:13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결혼 2년째 광역시에서 아파트 전세를 사는 A씨는 청약통장을 해지할지 고민이다. 15년간 유지한 통장이지만 최근 오른 분양가를 보노라면 감당할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 A씨는 “신생아 특례대출을 받아서 주택을 사야 하는가 싶어서 자녀 계획도 예상보다 앞당겨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29일 무순위 청약을 접수한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접속화면. 당첨이 되려면 청약을 해야 하는데, 청약자가 무수히 몰리는 바람에 접속이 지연되고 있다.(사진=전재욱 기자)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최근 수년 동안 감소하고 올해 들어서도 추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통장에 대한 회의가 주택 수요를 매매 시장으로 밀어낸 결과인데, 실수요자 부담이 가중하지 않을지 우려가 뒤따른다.

31일 청약홈을 보면, 올해 6월 기준 청약종합저축 가입자 계좌(좌)는 2550만 6389좌를 기록해 작년 6월(2588만 2062좌)보다 37만 5673좌(1.4%↓)감소했다. 연간 6월 기준으로 2020년(2468만 4665좌)→2021년(2634만 716좌)→2022년(2703만 1911좌) 등 증가하던 청약종합저축 좌수는 2023년과 올해 들어 2개 연도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추세를 보면 청약종합저축 좌수는 부동산 매매 시장이 활황이던 시기 늘어나다가 침체기에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반등 기미는 아직이다. 청약종합저축 좌수는 올해 1월 2556만 1376건이었으나 지난달까지 5만 4987좌가 감소했다.

청약에 대한 기대가 반감한 결과라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개중에 분양가 상승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소득 증가분보다 가파르게 오르는 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려워 청약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6월 전국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격(공급면적 기준)은 1865만 8000원으로 전월보다 1.26%, 전년 동기보다 14.86% 올랐다. 지난해 1인당 실질 국민소득은 전년보다 1.8% 늘어난 데 그친 것과 크게 대비된다.

특히 서울·수도권 상승폭이 가팔랐다. 서울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4190만 4000원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 4000만원을 돌파했다. 1년 전 평균 분양가(3198만 3000원) 대비 31%(992만원) 오른 것이다. 수도권은 3.3㎡당 2706만 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2262만 5000원) 대비 19.63% 올랐다.

이자 수익이 줄어든 영향도 무시하지 못한다. 현재 은행에서 판매하는 청약종합통장 금리는 2%대에 형성돼 있다. 기준 금리 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은행으로서도 상품 금리를 올리기 여의찮다. 일각에서는 당첨 확률이 낮은 청약에 기대기보다 매매를 택하려는 경향도 감지된다. 추첨제 적용 비중이 늘었지만 여전히 가산제 비중이 커서 청년층일수록 청약에 불리한 게 사실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청약통장을 가져서 얻는 이점이 전보다 약해진 것이 원인”이라며 “당첨 가능성이 작을뿐더러 상품 자체의 이자수익(금리)이 낮다 보니 자연스럽게 외면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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