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부총리 임명)뒤집어보는 강점과 약점

`모피아` 무경험..조직장악 유리 해석도
청와대가 힘 실어줄 것..총리직속화 가능성없어
  • 등록 2005-03-14 오전 10:20:55

    수정 2005-03-14 오전 10:20:55

[edaily 김수헌기자] 한덕수 신임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처음 물망에 올랐을 때, 일각에서는 예상대로 조직장악력과 카리스마, 핵심경제정책의 전문성 등에서 의문을 제기했다. "정통 재경관료 출신이 아닌 부총리가 엘리트의식으로 뭉친 `매머드` 재경부를 제대로 장악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해, 학자풍 이미지에 따른 카리스마 부족, 경제정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금융·세제분야 무경험 등이 큰 약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경제부처은 이같은 지적에 크게 개의치않는 분위기다. 특히 당사자인 재경부에 오랫동안 근무한 관료들조차 별로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물론 이같은 지적에 공감하고 우려하는 분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내정자가 오랫동안 국무조정실장으로서 일하면서 권력핵심의 경제철학을 꿰뚫은 안목이 생겼고 현 정부에서도 실세총리와 같이 호흡을 맞춰 일해왔다는 점에서, 재경부가 정말로 바라는 `외풍막이`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도 만만치않다. 국무조정실장이 온다고 해서 재경부에 대한 총리실 입김이 전례없이 강해진다든지 심지어 사실상 `총리직속기구화`할 것이라는 일부 평가에 대해서는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는 반응이다. 아울러 약점들을 잘 뒤집어보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카리스마 부족? 조직장악 어렵지 않을까=재경부 관료들은 "자리가 파워과 리더십을 만들어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없다"고 언급한다. 재경부 한 관계자는 "중간간부로 온다면 모르겠으나, 특히나 최고위층으로 오면 많이 다르다"며 "부총리라는 자리에서 나오는 힘 자체가 아주 강하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과거 이승윤·김만제·사공일 전(前) 장관도 학계 출신이지만 관료들을 잘 리더해 일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P씨의 경우는 상식에 어긋나는 판단이 많아 겉돌았던 사례도 없지 않다"며 "다만 업무능력이 너무 쳐지거나 인간적으로 같이 일하기 어려운 경우가 아니면 조직장악에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재경부 관계자는 "옛 재무부 경험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조직장악과 단합에 더 큰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는 "흔히 말하는 카리스마형 리더십이 없다는데는 대체로 공감한다"며 "그러나 합리적 업무 스타일을 추구해 부하들로부터 신망을 잃는 일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그간 물망에 오른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는 재경부 간부들의 호불호(好不好)가 명확하게 있었지만, 한 내정자에 대해서는 같이 일해 본 간부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옛 재무부와 통합한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었고 통상 산업분야에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는데다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으로 발탁될 정도로 업무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은 무시못할 강점으로 꼽힌다. ◇핵심분야 경험부족, 정책판단 미스없을까?=한 내정자가 처음 후보자 리스트에 올랐을 때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것이 금융 세제분야 경험부족이다. 금융의 경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신용불량자 대책, 기업금융과 카드사 정상화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세제의 경우 참여정부의 동반성장정책을 뒷받침 할 중장기 세제개편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한 내정자의 정책경험부족은 당연히 지적될만한 요소다. 한편으로는 경제기획원에서 과장때까지 예산총괄, 정책조정업무를 맡으면서 익힌 거시감각에다 산업 통상 요직을 거치면서 닦은 실물경제 경험, 특히 청와대 수석 시절 경제운용전반에 대한 분석능력을 길렀다는 점에서 금융 세제 경험부족이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반응들도 많다. 재경부 관계자는 "강봉균, 진념 전 부총리 등 경제기획원 출신 대부분이 금융부문은 잘 몰랐고, 국장들을 잘 활용했다"며 "김진표 전 부총리도 거의 세제분야에서 일했던 세제전문가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거시경제를 잘아는 장관들이 주로 왔지만 금융 세제분야정책을 잘 수행했다"며 "장관이 반드시 전문가일 필요는 없으며 건전한 상식적 차원의 판단을 통해 1급 간부와 국장급들을 잘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재경부 관계자 역시 "재경부 내 전문가들이 부총리의 부족한 분야는 잘 받쳐줄 것"이라며 "손발을 잘 활용하면 문제없다"고 말했다. ◇총리실 입김 강화? 외풍 우려?=재경부 관료들은 장관의 전문성보다 청와대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전문성보다는 소신있는 경제철학과 외풍을 막을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들은 그래서 "부총리는 청와대나 여야 핵심과 확실한 끈이 있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청와대의 확실한 신뢰를 받았던 이헌재 전 부총리에 비해 한 내정자의 무게가 좀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무조정실장을 오랫동안 지냈다는 것이 경제정책에 대한 총리실 입김이 세지거나, 심지어 재경부가 사실상 총리실에 접수되는게 아니냐는 해석으로 연결되는 이유도 이런데 있다. 반면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함께 참여정부의 국정기조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사람 중 하나로 꼽히는만큼 청와대 신뢰는 걱정할 것이 없다는 분석도 많다. 노무현 대통령 핵심측근인 문희상 의원은 "한덕수 실장이 장관 중 가장 쎄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경기고 63회로, 청와대 정문수 경제보좌관, 정우성 외교보과관과 동기동창이라는 점도 청와대와의 대화채널이 무난하다는 평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박종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한나라당)은 한 내정자가 경제기획원 사무관 시절 모시던 상사로, 인연이 깊다. 실세형 막강총리로 불리는 이해찬 총리와 오랜시간 손발을 맞춰왔고 이 총리의 신임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세간의 추측과는 달리 경제부총리로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대통령이 그동안 개방형 통상국가로 발전,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왔고 한 내정자가 개방 경쟁주의자임을 고려하면 청와대에서도 한 내정자에게 많은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이 새로운 정책아이디어보다는 지난해와 올해초 수립한 정책들을 실천해 나가야 할 때라는 점도 `외풍막이`로서 한 실장의 역할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고 경제부처들을 이야기한다. 재경부 한 관계자는 "한 내정자 정도의 경륜과 인맥, 청와대나 당과의 관계정도면 외풍을 차단해 경제회복 조기실현에 경제부처들이 매진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만하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57세' 김희애, 우아美
  • '쾅' 배터리 공장 불
  • 엄마 나 좀 보세요~
  • 우승 사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