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루네오가구의 최대주주 전용진(66) 예림임업 회장은 지난 15일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어수선했던 회사를 바로잡고 제2도약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경영권 분쟁을 끝낸 이후부터 진행한 구조조정이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추석 안팎으로는 회사를 재정비하고 다시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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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회장이 보루네오의 지분을 인수한 것은 지난해 4월. 기존 최대주주인 보루네오 협력사협의회의 지분과 회생채권을 사들여 보루네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말 태왕이앤씨 등이 지분 5%를 확보하면서 보루네오의 경영권을 놓고 다투기 시작했다. 전 회장은 “원래는 예림과 보루네오가 시너지를 만들어 사회에도 기여하고 회사도 성장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지분을 매입했지만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며 “회사가 이렇게 복잡한 상황에 놓인 것을 알았다면 애당초 손대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예림임업은 전 회장이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건축내장재 제조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624억원을 올렸다. 거실과 방문에 사용되는 도어와 인테리어 필름, 몰딩, 마루, 샤시 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풀리지 않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은 보루네오 주식의 거래가 정지되면서부터였다. 올초 경영권을 두고 폭력 사태 직전까지 갔던 양측은 지난 4월 한국거래소의 상장 폐지 심사를 계기로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기로 합의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유통망 확대, 신제품 출시, 홈쇼핑 및 온라인 매출 확대 △예림임업과 협업한 신규 판매 채널 개척 △원가절감을 위한 사업구조조정 등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책을 내걸었다.
보루네오는 전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을 주된 안건으로 다음달 초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적대적 M&A 세력의 공격을 막아줄 수 있도록 정관도 대대적으로 손질할 예정이다. 그는 “그간 정관상 이사 수에 제한이 없다는 약점을 이용해 수많은 외부 세력들이 회사를 헐값에 사들이기 위해 도전했다”며 “우선 친정 체계를 통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거래 재개 이후에는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진들로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전 회장과 예림임업이 보유하고 있는 74억5000만원 규모의 회생채권도 전액 출자전환해 자본 확충에 쓸 예정이다. 회생채권 출자전환이 이뤄질 경우 전 회장과 예림임업의 지분율은 30%까지 올라간다.
경영권이 안정되면서 전 회장이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구조조정이다. 그는 “지금까지도 보루네오는 계속해서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1000억~1500억원 매출을 올리던 조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며 “조직은 1000억원짜리인데 정작 회사는 절반도 되지 않는 규모로 작아져 수익과 조직 관리 비용 사이에서 끊임없이 불균형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보루네오는 경영관리인을 선임해 노조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 6월부터 보름만에 절반 가량의 직원을 구조조정했다. 현재 직원은 100명 남짓까지 줄었다.
전 회장은 특히 건축자재 사업을 하고 있는 예림임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그는 “자체 건자재 생산 공정을 보유하고 있는 예림임업은 가격과 품질 모든 면에서 다른 건자재 기업들과 비교할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예림임업의 문짝, 몰딩, 마루 등 각종 악세서리와 보루네오의 가구를 함께 판매한다면 특판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전 회장은 예림임업의 생산 라인 전체를 보루네오 인천 공장 3층으로 전부 이전하기까지 했다. 보루네오는 예림임업과의 협업해 그간 사업을 접었던 붙박이장 등 부엌가구까지 새로 선보였다. 회사 사정이 악화되면서 매각했던 인근 공장 부지도 다시 임대를 얻어 물류 창고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 회장은 보루네오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명품 가구 제작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40~50대 부모들은 보루네오라는 브랜드를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젊은 층은 보루네오라는 이름을 모르는 것이 참 안타깝다”며 “보루네오가 올해 50주년을 맞은 만큼 과거 명품 가구 보루네오의 이미지를 다시 살릴 수 있도록 품질로 승부를 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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