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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 종식에 대한 기대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연말 10명 중 6명은 ‘1년 내 종식’을 전망했지만, 최근에는 4명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백신 확보 및 접종 속도가 늦춰진 영향으로 보인다.
25일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여행소비자에게 코로나 종식 전망과 향후 1년간의 국내·해외여행비 지출 의향 설문 조사 결과, 우리 국민들은 1년 내 코로나 종식 가능성에 대해 훨씬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2020년 6월 둘째 주부터 2021년 5월 둘째 주까지 49주간 매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보다 백신에 더 영향 받아
2021년 5월 둘째 주(5월 10~16일)에는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 1년 내 종식 가능성에 대해 긍정보다 부정적 전망이 훨씬 많았다. 앞으로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61% ▲1년 내 종식될 것‘이라는 응답은 39%였다.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최저점을 찍은 지난해 11월 수준(33%)까지 갔다가 소폭 회복하기는 했으나,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기 이전만큼 비관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연말부터 확진자 수보다는 백신 이슈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12월 3주 확진자가 사상 최대 규모(주 7000명대)로 발생했음에도 1년 내 종식 전망은 57%로 최고치를 찍었다. 최저치였던 11월 2주 33%보다 24%포인트 늘었고, 1년 이상 지속 전망치도 43%를 기록하는 등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특히 ▲글로벌 제약회사들의 백신 임상결과 발표 ▲우리 정부의 잇따른 백신 협상·계약 발표 ▲영국·미국의 백신접종 시작 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기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점에 달했다.
그러나 ▲세계 100위권 밖의 접종 속도 ▲수급 과정 등 백신 관련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지며 1년 내 종식 전망은 올해 1월 4주 50%로 하락했고, 4월 중순에 최저 수준인 34%로 회귀했다. 코로나 종식에 대한 낙관·비관 전망의 극적인 교차에 무엇보다도 백신(수급과 접종률)이 결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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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 이후 큰 타격을 입은 여행심리와 코로나 종식 전망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국내여행비 지출 의향은 지난해 6월 23%에서 최근 37%로 올라서며 코로나 이전 수준(2019년 평균 35%)을 넘어섰다. 대체로 확진자가 늘면 감소하고 줄어들면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꾸준하게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었다. 여행 소비자들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여행을 즐기고 소비할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비의 경우 늘리겠다고 대답한 경우는 2019년 평균 39%에 비하면 아직 절반 이하에 머물고 있었다. 종식 전망이 크게 증가한 연말연시에도 지출의향은 크게 늘지 않아 해외여행 재개까지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여행소비자들은 예상하고 있었다. 집단면역이 형성되고 종식이 선언되어도 여행국 사정이나 글로벌 인프라 회복 등 선결되어야 할 문제가 많음을 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코로나가 국내에서 종식되어 이동이 자유로워진 후에도 해외여행이 쉽게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여행산업 관계자에게 많은 점을 시사한다”면서 “해외여행 사업자는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불안해할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으면서도 매력적인 상품을 개발해야 하며, 국내에서는 해외여행 같은 국내여행 상품 개발 등으로 코로나 이후 뉴노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