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에서 온 편지]새마을운동이 한창입니다

우숑가니 새마을운동센터…지자체간 협력 모델
양돈사업으로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
농업 발전은 아프리카의 과제…韓농업과 협력 가능성 커
  • 등록 2022-06-03 오전 9:06:45

    수정 2022-06-03 오전 9:06:45

[도봉개 주짐바브웨대사] “지역사회 구성원이 공동체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주민 소득을 높이는 데 있어 ‘근면, 자조, 협동’이 슬로건이 되어야 합니다.”

지난 2021년 10월 12일 짐바브웨 중앙마쇼나랜드주 모니카 마풍가 주지사가 우숑가니 센터에서 개최된 새마을운동 행사에서 했던 말이다. 필자도 참석하였는데, 크지 않은 몸에서 나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우렁찼고 어조는 단호했다.

우숑가니 새마을운동센터는 경상남도가 짐바브웨 중앙마쇼나랜드주와의 지자체 간 협력으로 건설한 건물이다. 이는 양국 지자체간 우호의 상징이자 새마을운동을 현지 주민들에게 체화시키는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에는 여러 채의 돼지 돈사들이 부속되어 있는데, 2017년 12월 경상남도가 지원한 20마리의 종자 돼지로 시작된 ‘양돈 사업’으로 많은 주민들이 소득을 늘리고 있다. 주민들은 센터에서 새끼 돼지를 분양받아 돈사에서 사육하고, 자란 돼지를 시장에 판매하는 과정을 조합처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유심히 본 주정부는 예산으로 주의 여러 마을에 새끼 돼지를 분양하는 사업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짐바브웨 국영 방송 ZBC와 유력 신문 더헤럴드(The Herald)는 “한국이 지원한 종돈 사업이 농촌지역을 바꾸고 있다”는 제목으로 비중있게 보도했다. 기사는 여성이 가족의 소득증대에 직접 기여하고 있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짐바브웨에서의 새마을운동은 소규모 자작농의 소득증대에 맞추어져 있다. 짐바브웨는 백인 정권인 ‘로디지아’시절부터 대규모 상업농장이 발전하여 소위 ‘아프리카의 빵공장’으로 명성을 가졌다. 하지만 독립 이후 소규모 자작농은 늘어난 반면 이들을 위한 기술 발전은 장기간 이루어지지 못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체 인구의 상당수가 식량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짐바브웨 정부는 5개년 국가개발전략(NDS1)의 핵심분야로 ‘식량자급과 지속가능한 농업발전’을 두고 있다. 농업발전은 짐바브웨만의 과제가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의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농업은 아프리카 경제의 23%를 차지하고 전체 인구의 60%가 종사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아프리카 전체의 식량 생산량이 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감안하면 장기적 전망도 밝지 않다.

우숑가니 새마을센터 인근에 있는 태양열을 이용한 지하수 개발사업 현장. 한국기업이 지원했다. 도봉개 주짐바브웨 대사가 2021년 12월 10일 지하수 개발사업 제막식에 참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외교부)
이는 우리와 아프리카와의 협력에 있어서 농업분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특히 우리의 농업분야 협력은 소득과 기술이 충분하지 못한 소규모 농가에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의 새마을운동이 접목될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 정부는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짐바브웨와의 농업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 하나의 모델이 2016년 농촌진흥청이 짐바브웨에 설립한 국제농업기술협력센터(KOPIA)이다. KOPIA 짐바브웨 센터는 씨감자, 버섯, 참깨 등 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한 품종을 개발하고 있는데, 최영섭 소장은 센터의 타깃층이 짐바브웨의 소규모 자작농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경상남도와 중앙마쇼나랜드주의 협력은 우리와 아프리카 지자체간 협력의 중요한 모델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협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의 기간을 두고 꾸준히 지속될 필요가 있다. 물론 지자체간 협력이 중앙정부간 협력으로 확대, 발전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이 좋을 것이다.
도봉개(오른쪽에서 네번째) 주짐바브웨 대사가 2021년 10월 12일 새마을운동 종돈(종자 돼지) 지원 마을을 방문, 주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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