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하·변정주 "막장이어야 사랑…순정 통념 부술 것"

돌아온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웹툰작가 강도하·연출 변정주 더블인터뷰
2004년 연재한 동명웹툰 원작으로
완전히 새로운 구성…15금 송스루로
"여전히 유효한 남녀 사랑이야기"
11월7일부터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
  • 등록 2015-10-22 오전 8:52:17

    수정 2015-10-22 오전 8:54:21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의 원작자인 강도하(왼쪽) 웹툰작가와 변정주 연출이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처럼 재미있는 포즈를 연출하고 있다. 두 사람은 “작품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내가 쓴 작품이지만 이렇게 복잡한 사랑얘기였는지 미처 몰랐다. 하하”(강도하). “대본 각색을 맡은 이다윗 작가와 작품 구상 당시 많은 토론을 거쳤다. 최대한 원작에 충실하게 무대 언어로 표현하고자 했다”(변정주).

웹툰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원조격인 ‘위대한 캣츠비’가 새로운 제작진과 배우, 대본 및 음악과 안무를 들고 4년 만에 돌아온다. 때문에 제목 끝에 ‘리부트’(RE:BOOT)란 별칭이 붙는다. 원작만 빼고 다 바꿔야 하는 과제를 떠안은 이는 ‘필로우 맨’ ‘날 보러와요’ 등 주로 연극작업을 해온 변정주(40) 연출이다. 원작자인 강도하(46) 작가는 ‘아름다운 선’ ‘큐브릭’ ‘발광하는 현대사’ 등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한 1세대 웹툰작가다.

웹툰 ‘위대한 캣츠비’의 주요 등장인물 4인방
강 작가와 변 연출을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한빛예무단 연습실에서 만났다. 내달 7일 개막(대학로 유니플렉스)을 앞둔 만큼 ‘위대한 캣츠비’를 위해 출연진과 스태프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막바지 강행군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연습 현장을 지켜보며 연신 ‘오, 캬, 카’ 감탄사를 연발한 강 작가는 “원작과 닮은 듯하면서도 낯설다는 느낌을 받았다. 캐릭터 손실 없이 장면마다 집중한 게 보인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변 연출은 “원작을 각색할 때 자주 하는 실수가 우리만의 색깔을 입히려고 욕심을 내는 일이다. 원작이 담은 진정성을 고스란히 전달하자는 원칙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10년 전 웹툰 여전히 읽히는 이유

2004년부터 2005년까지 한 포털사이트에 연재한 원작만화는 캣츠비, 하운드, 페르수, 선 등 4명의 청춘이 그려낸 지독할 정도로 순수하고 아픈 사랑이야기다. 무능력한 남자 캣츠비가 6년간 사귄 연인 페르수로부터 난데없이 이별을 통보받은 후 청첩장을 건네받는데 20대의 현실적 고뇌, 사랑에 대한 미련과 집착을 감성적으로 풀어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다가 2007년 뮤지컬로 제작한 후 그해 드라마로도 만들었다. 뮤지컬 초연 당시 14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의 원작자인 강도하(왼쪽) 웹툰작가는 “변정주 연출이 연출을 맡는다기에 주변 인맥을 총동원에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며 “다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더라. 절대 신임을 갖고 있다. 결과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두 사람은 제목에 붙은 ‘리부트’에 대해 “재시동, 아예 처음으로 초기화한다는 뜻”이라며 “스태프, 배우, 제작진 모두 원작에서 다시 출발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원전과 골수를 뽑아냈다는데 왜 ‘오리지널’이 아니고 ‘리부트’일까란 생각도 했다. 그런데 다시 출발한다는 뜻이더라. 출발선이란 좌표를 보고 ‘뛰어간다’는 표현을 좋아하는데 나중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 연출의 작품 이후에는 ‘클래식’이란 별칭이 붙을 거다. 하하”(강).

원작이 꾸준히 새롭게 재생산되는 이유를 묻자 강 작가는 “2차 창작물이 만들어지는 건 원작이 훌륭해서가 아니다. 제목이 예뻐서 혹은 특징적인 캐릭터나 뚜렷한 갈등구조만 있어도 가능하다”며 “쓰임새에 관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10년 전이나 10년 후에도 사랑이 달라지지는 않을 거다. 여전히 유효한 남녀 사랑이야기를 장식 없이 동물적으로 쓴 것이 지금까지 읽히는 거 같다”고 겸손해했다. 변 연출은 “작품이 예술이 되는 건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통념이나 편견을 깨트릴 때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작품이 순정이란 통념을 완전히 흔들고 부숴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3인3색 캣츠비…15금 송스루 뮤지컬

가장 크게 바뀐 점은 노래로 극을 전개하는 ‘15금 송스루(노래만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뮤지컬’이라는 것. 드럼, 베이스, 기타 2대, 키보드 등으로 연주하는 록 음악이 기본이다. “송스루 뮤지컬은 처음이다. 그런데 하나의 감정선이 죽 연결되더라. 끊김이 없어 좋았다”(강). “줄기차게 노래를 하다 보니 송스루 뮤지컬은 쉽게 지루해질 거라고 여길 수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배우의 에너지와 감정, 음악의 변화에 따라 크게 파도를 탔다가 잔잔해지는 것일 뿐이다. 안무 역시 춤과 움직임을 따로 구분하지 않을 거다”(변).

웹툰 ‘위대한 캣츠비’의 한 장면
6년 사귄 애인이 갑자기 청첩장을 건넨다는 내용은 막장에 가깝다. 첫 장면부터 베드신이다. 강 작가는 “요즘 막장 막장 하는데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따지고 보면 맥베스, 오이디푸스도 막장인 셈”이라며 “막장이 아니라면 사랑이 아닐 거다. 가장 강렬한 지점, 통제가 안 되는 지점이 사랑”이라고 말했다.

극을 이끄는 ‘캣츠비’는 배우 정동화·강기둥과 아이돌그룹 비스트의 손동운이 연기한다. 변 연출은 “정동화는 뮤지컬 경험이 많아 극복해야 할 과제를 스스로 잘 찾아 해결해가고 있고, 연극을 주로 해온 강기둥은 뮤지컬의 기름기가 없어 캣츠비라는 인물에 잘 맞는다. 손동운은 완성형 배우는 아니지만 선배들의 장점을 잘 흡수하고 열심히 하려는 자세가 좋다”고 칭찬했다.

“사랑은 고통과 붙어 있다. 의지와 이성으로 통제할 수 없다. 고통 없이 인간은 성장할 수 없는데 작품 속 모든 인물은 격렬하게 사랑하고, 격렬하게 고통스러워하며 결국 성장한다.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관객이 이 부분을 특별히 들여다봤으면 좋겠다”(변).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의 원작자인 강도하(왼쪽) 웹툰작가와 변정주 연출이 마치 시트콤의 한 장면처럼 재미있는 포즈를 연출하고 있다. 강 작가는 “변 연출이 연출을 맡는다기에 주변 인맥을 총동원에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며 “다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더라. 절대 신임을 갖고 있다. 결과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작품을 통해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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