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시대)<4부>③약속을 팔아라

(탐방)美 최대 생보사 메트라이프
DC형 시장 `적자생존`..치열한 서비스 경쟁
투자교육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
  • 등록 2005-11-16 오전 10:30:00

    수정 2005-12-20 오전 11:23:16

[뉴욕=이데일리 조진형기자] 미국 최대의 생명보험사 메트라이프(Metlife)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만화캐릭터 `스누피(Snoopy)`다. 메트라이프 로고가 있는 곳에는 어디든 스누피가 있다.

뉴욕 퀸스지역에 위치한 메트라이프를 찾았을 때도 가장 먼저 반긴 건, 방문스티커에 그려진 스누피였다. 20년 전 메트라이프는 보험사의 관료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스누피를 모셔왔다.



친숙하고 유머있고, 사랑스러운 스누피는 그동안 전혀 변함이 없다. 여기에 137년의 역사를 지닌 메트라이프의 무언의 철학이 담겨있다.

키쓰 하이린드(Keith Hylind·사진) 메트라이프 퇴직연금 담당 부사장도 셔츠 차림의 친근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미국 DC형 시장 상황을 묻자 나오는 대답은 `적자생존`이었다. 그만큼 시장이 치열한 것이다.

◇ 적자생존의 연금시장..서비스로 승부 

미국 확정기여(DC)형 시장이 3조달러 가까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불꽃이 튀고 있다.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은행, 컨설팅사 등이 DC형에 맞게끔 빠르게 서비스를 전환하면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한가지 서비스만을 공략하는 회사들도 다수 존재하고 있다.

하이린드 부사장은 "미국 DC형 연금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해 실제 마진이 많이 남지 않는다"면서 "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던 많은 기업들이 결국 시장에서 철수했다"고 말했다.

근로자의 노후 문제가 달려있는 만큼 서비스의 차이가 승부를 가른다. 메트라이프는 DC형, 특히 401k로 급속도로 전환됐어도 변함없이 고객 노후를 책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들어봤다.

메트라이프의 401k 서비스는 크게 ▲기록관리(Record-keeping)업무 ▲투자강령(Investment platform) ▲법률문서(Legal document)와 연금계획서(Plan document) ▲투자교육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이 가운데 메트라이프가 내세우는 서비스는 무엇보다 투자교육이다.

하이린드 부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교육으로 메트라이프는 이 부분에서 다른 경쟁자들과 차별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근로자들의 투자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투자교육과 분산투자가 최상의 방법"이라고 여러번 강조했다.

◇ "투자교육 소홀히 하지 마라"

메트라이프의 투자교육은 문서, 이메일, 세미나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당연히 가장 효율적인 것은 근로자와 대면할 수 있는 세미나 형식이다. 일반적으로 10~15명 정도가 참여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세미나는 근로자들에게 인기도 높다.

그러나 근로자가 세미나에 참가하는만큼 근무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자주 열 수 없는 실정. 하이린드 부사장은 "투자교육 세미나를 얼마나 자주 하느냐는 결국 고용주의 선택에 달려있다"면서 "메트라이프는 고용주에게 최소한 일년에 한번은 근로자를 만나서 투자조건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등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트라이프는 투자교육을 통해 근로자가 처한 다양한 위험을 각인시킨다. 기본적인 투자 위험요소와 함께 장수(Longevity)에 따른 위험, 인플레이션에 따른 위험 등을 설명한다. 특히 각 개인이 지닌 위험에 대해서도 상담해준다.

미국 근로자들도 이러한 위험 요소들을 점차 받아들이고 있다. 연금상품(Annuity)과 인플레이션 위험방지 상품들이 최근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 대부분의 근로자가 401k형으로 받는 일시금을 연금상품으로 전환하면서 노후를 대비한다는 얘기다. 

메트라이프는 미국내 개인 연금상품 판매에서 상위 3위 안에 들고, 그룹 연금상품 판매 부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 다양한 서비스는 기본 

투자와 관련된 서비스도 메트라이프의 강점이다. 메트라이프는 수많은 뮤추얼펀드사가 제공하는 상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팩키지를 구성, 근로자에 제공한다. 각 상품과 투자회사의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기준에 미달하고 경쟁력 없는 곳은 제외시키면서 수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린다고 전했다.

더불어 자산배분(Asset Allocation) 서비스도 제공한다. 근로자의 나이와 퇴직시기, 위험감수 정도 등을 조사하고 각자의 성향에 부합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의무는 아니지만 경쟁차원에서 법률문서와 연금계획서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모든 참가자들에게 공정하게 퇴직연금을 운영하기 위한 연방지침과 세부운영 등 기본지침을 제시해준다.

선진 기술이 가미된 기록관리시스템은 기본이다. 근로자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매일 자신의 노후를 점검할 수 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에서 이러한 서비스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만큼 중요한 것이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신뢰다.

◇ 자체 엄격한 규율 마련.."약속을 팔아라"

하이린드 부사장은 자격증을 무려 53개나 가지고 있다. 그는 직접 세일즈를 하지 않음에도 각 주(State)에서 요구하는 판매자격증 50개와 증권관련 자격증 3개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퇴직연금 상품을 위한 자격증은 없지만, 상품을 판매하는 직원은 주 혹은 연방차원에서 요구하는 면허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DC형에서는 투자책임이 근로자에 있기 때문에 투자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미국에서는 근로자의 투자손실과 관련된 소송이 늘고 있다.

하이린드 부사장은 "자격증 유무를 떠나 스스로 고객을 지원하고 상담하는 능력이 충분한가를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메트라이프는 스스로 엄격한 내부 지침을 정해 회사차원에서 이를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정부가 간섭하지 않는 까닭이다. 증권딜러협회(NASD) 등과 같은 기관이 도덕적인 판매 등 규제책을 만들고, 금융회사는 스스로 자율적인 규율을 정해 준수하고 있다. 정부는 다만 고객 보호를 위한 규제에 치중할 뿐이다.

하이린드 부사장은 "소송 위험보다는 회사 이미지 실추가 더욱 중요한 문제"라면서 "퇴직연금에 참여하는 금융기관은 하루하루 활동에 있어 원칙과 기준을 지니고 매우 안정적인 컴플라이언스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퇴직연금 시장은 약속을 파는 곳이고 약속은 그 회사가 어떤 곳인지를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스누피가 20년간 변함없이 메트라이프와 친근하게 잘 어울릴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협찬 : 대한투자증권, 마이애셋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 삼성생명, 신한금융지주, 하나은행,             한국투자증권, CJ투자증권
* 후원 : 금융감독원, 한국증권업협회, 생명보험협회, 자산운용협회, 현대경제연구원
* 도움주신 분들 : 고광수 부산대 경영학과 교수, 권문일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류건식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 재무연구팀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신기철 삼성화재 상무, 오영수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장, 이순재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가다나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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