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대응..전국 흔들리는데 관청·TV `태평`

  • 등록 2005-03-21 오전 9:33:02

    수정 2005-03-21 오전 9:33:02

[조선일보 제공] 울산시 남구 삼산동 아데라움 18층에 사는 류무열(41)씨. 휴일인 20일 오전 류씨 가족은 영문도 모른 채 집안에서 겁에 질려 있어야 했다. 류씨가 사는 건물 전체가 10초 가량 심하게 흔들린 것. 저층에 사는 아파트 주민 수십 명은 ‘혹시 건물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에 밖으로 뛰쳐나와 대피했다. 또 부산 부전동 롯데백화점에서는 이날 오전 건물과 함께 마네킹 등 내부 시설물이 심하게 흔들려 고객 수천 명이 불안에 떨었고, 일부는 건물 밖으로 급히 빠져나가느라 소동을 빚었다. 대부분 시민들은 처음에 원인을 모르다가 오전 11시7분쯤 TV에서 첫 자막 방송을 보고나서야 지진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부산 범천동에 사는 한왕배(42)씨는 “관공서 전화가 불통이라서 전혀 상황을 알 수 없었다”며 “‘혹시 전쟁이 일어났나’ ‘핵폭탄이 터졌나’ 등 별별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 기상대와 119상황실에는 “아파트 15층에 사는데 건물이 심하게 흔들렸다” “식탁 위 전등이 너울거렸다”는 등 온갖 신고 전화가 잇따랐다. 일부 지역에선 한때 몰려드는 문의전화 때문에 관공서 전화가 아예 불통되기도 했다. 울산 119상황실에서는 오전 10시55분부터 20분 동안 문의전화가 300여통 이상 쇄도해 거의 모든 전화가 불통됐으며, 광주지방기상청 인터넷사이트는 원인을 알아보려는 네티즌들의 접속이 폭주해 한때 다운됐었다. 관공서 전화가 불통되자, 언론사 등에도 “지진이냐?” “진원지가 어디냐?” “대피해야 되느냐?”는 등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특히 제주 등 해안지역에서는 물결이 심하게 출렁거려 해안가 주민들이 해일을 우려하면서 공포에 떨었으며, 포항시와 경주시 등 동해안 지역 자치단체들은 해안가 저지대 주민들의 피해발생 여부에 촉각을 세우며 긴장된 시간을 보냈다. 지진 발생 직후인 오전 10시55분쯤 경남 통영시 서호동 재래시장 안에 있는 2층짜리 목조 상가건물에서 불이 나 1·2층을 모두 태워버렸다. 이 불로 인근 점포 상인들과 주민들이 대피하느라 큰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과 소방서측은 지진 여파로 건물 내에 연결된 전선끼리 부딪치면서 불꽃이 튀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날 오전 11시1분쯤에는 부산 부전2동 D빌딩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4명이 갇혀 있다가 30분 만에 구조됐다. 소방본부측은 “지진감지 후 6분 정도 지나서 엘리베이터가 섰기 때문에 지진 여파로 인한 사고인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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