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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방법은 부잣집에서 태어나기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으로 부자가 된다. 금태섭 전 의원의 두 아들이 외할아버지 증여 덕에 20대 나이에 수십억 자산가가 된 게 정치권에서 논란인 모양이다. 하지만 진짜 부자들 사이에서는 저녁식사 자리 얘기거리도 안되는 흔한 일이다.
국세청 ‘미성년자 증여현황’을 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미성년자에 대한 증여 건수는 총 3만3731건이나 된다. 금액은 총 4조1135억원이다. 건수와 금액 모두 급증추세다. 2014년 5051건·5884억원에서 2018년 9708건 1조2577억원으로 각각 92%, 113% 증가했다.
전체 상속·증여도 급증세다. 2017년 39조 9000억원에서 작년 49조 7000억원으로 늘었다. 증여건수도 같은 기간 12만 8000건에서 15만 1000건으로, 상속은 6970건에서 9555건으로 증가했다. 최근 들어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 증여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금수저로 태어난 정도를 넘어 태어나보니 ‘건물주’인 경우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는 방법이자 가장 어려운 방법이 ‘소득은 늘리고, 지출은 줄인 뒤 차액을 저축하기’다. 최근 EBS에서 방영하는 ‘다큐 잇it’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던 최원호씨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성공확률이 높은 재테크로 부자가 됐다.
최씨는 택시기사를 하면서 돈이 조금이라도 모이면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 그렇게 사모은 주식이 올라 목돈이 되면 부동산에 투자했고 부동산 투자로 얻은 수익을 다시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해 재산을 불렸다고 한다. 삼성전자와 부동산에 투자하는 필승 재테크 전략으로 최씨는 20년만에 수십억대 자산가가 됐다. 지금은 교외에 전원 주택을 짓고 아내와 텃밭을 일구며 산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3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2인이상 가구 중 50.9%가 적자가구다. 전체로는 21.4%가 적자가구다. 다섯 집 중 한집은 재테크는 커녕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덜 먹고 덜 썼지만 근로소득 감소폭이 더 큰 탓에 적자가구가 더 늘었다. 반면 고소득층은 씀씀이보다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난 덕에 흑자폭이 커졌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태어날 때 부자와 빈자가 정해지고, 그 벽을 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더 다양해지고 정당한 방법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더 많아져야 한다. 그런 세상이 청년들이 분노 대신 희망을 품고 살 수 있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