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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윤달(양력 기준 5월23일~6월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웨딩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높아졌다. GS리테일의 자회사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인터콘티넨탈 역시 해당 기간 동안 웨딩 예약은 모두 찼다. 파르나스 관계자는 “요즘 젊은 예비 부부들은 윤달을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영향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서울 고급 호텔들도 이번 윤달 웨딩 예약률은 낮지 않다고 밝혔다.
윤달은 윤일, 윤년과는 달리 음력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양력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약 365.24일을 12개월로 나눈 역법이다. 한 달에 30일과 31일을 적용(2월은 28일)해 1년이 총 365일이 되도록 맞추는데, 매년 남는 0.2422일을 4년간 모았다가 2월에 하루를 더한다. 이에 따라 하루가 더 해진 해는 윤년, 그리고 그 해에 추가된 2월 29일은 윤일이라 불린다.
반면 음력은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돌면서 초승달·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로 변하는 주기, 즉 약 29.5305일을 한 달로 본다. 즉 1년이 354일로 양력에 비해 11일이 짧다. 결국 양력과 차이를 메우기 위해 음력에서는 2~3년 주기마다 윤달을 둬 주기를 맞추는 것이다.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는 “조선 왕족과 사대부들은 각자 자신들의 사주로 길일을 택했지만 이것이 어려웠던 평민들은 그러지 못해 윤달을 신이 없는 달이라 생각해 각종 행사를 진행했다”며 “세월이 지나며 단순히 윤달이 음의 기운이 강하다는 식으로 와전돼 결혼을 피하는 문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에는 윤달을 따지는 사회적 분위기도 점점 옅어지는 추세다. 웨딩플래너 협회 관계자는 “최근 젊은 커플들은 결혼식 날짜를 정할 때 윤달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호텔은 물론 일반 웨딩홀도 윤달의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모님의 발언권이 큰 결혼식의 경우 윤달을 기피하는 성향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값비싼 호텔 결혼식의 경우 윤달에도 불구하고 식장을 구하려는 신혼 부부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단 설명이다. 한 5성급 호텔 관계자는 “호텔 예식은 한정된 장소로 예비 부부들이 맘에 드는 날짜에 예약하는 것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더욱이 이번 윤달이 결혼 성수기인 5~6월에 걸려 외려 예약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