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부는 통리반장을 활용한 마스크 일괄 배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과연 그럴까.
|
`통·리·반장 통한 마스크 배분` 주장 왜 나오나
마스크 배부에 통리반장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약국을 통한 마스크 5부제가 여전히 정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고 있다. 지난 9일부터 태어난 연도의 끝자리를 활용해 약국에서 마스크를 2매씩 구매할 수 있게 됐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판매 시간이 제각각인데다 빠르게 매진되는 등 원활한 구매가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읍·면단위에서는 우체국이나 농협을 통해서도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구매하기 전에 동나는 경우도 흔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약국을 통한 마스크 5부제가 아닌 통리반장을 활용한 마스크 배부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통·리·반장은 지자체 인력…정부 지시 권한 없어
그러나 이같은 방안에 대해 정부는 시행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12일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전국의 통리반장을 활용해 마스크를 배부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통리반장은 지방자치단체에 속해 있는 만큼 지자체가 이들을 활용해 마스크 배급을 실시할 순 있지만 정부가 (시행하라고) 지침을 내리기 어려운 입장”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8년 말 기준으로 전국의 통리반장은 9만5198명이다. 경기도가 1만5832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 1만 2027명 △전남 8561명 △전북 8034명 △경남 8015명 △7984명 등 순이다.
조례 바꾸면 가능하지만…개정 요구도 어려워
이런 가운데 통리반장을 활용한 마스크 배부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있다. 부산 기장군은 지난달 28일부터 마을 단위에 통·반장을 활용해 7만여세대에 3차에 걸쳐 15매의 마스크를 지급했다. 이같은 방식은 호응을 얻자 부산 연제구·강원 강릉·인천 옹진·경기 포천·서울 노원구 등에서도 잇따라 활용해 각 세대마다 마스크 배부에 나섰다.
통·리·반장이 거부하기도…돈 오가는 것도 문제
이뿐 아니라 통리반장을 활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지자체들도 있다. 감염을 우려한 이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마스크를 배부하는 해당 업무를 거부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 특히 무료 배분이 아닌 돈을 주고 받는 업무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올해 이·통장들의 월급이 30만원으로 오르긴 했지만 마스크 배부 업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감염 걱정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연세가 있는 분들은 돈을 정산하는 업무 자체를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행안부 관계자 역시 “시골 같은 경우 이장 선출에 애를 먹고 공석인 경우도 있고 공무원이 찾아가서 마스크를 주고 돈을 지불하라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이·통장을 활용한 마스크 배부는 현재 약국을 통한 배부라는 정부의 지침이 바뀌어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지난 6일부터 일주일 동안 이·통장을 활용해 전 세대에 5매씩 마스크를 원가로 배부하고 있는 포천시는 이같은 문제를 보완한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천시 관계자는 “먼저 마을회관이나 아파트 관리실을 통해 배부하고 이·통장이 거동이 불편하거나 구매가 어려운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정산 등으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