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기업경영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2008년 말 이후 최근 5년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대기업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8년 말 102개였던 1조 클럽 회원사가지난 10월 말에는 155개로 53개(52.0%)나 증가했고, 이들의 시가총액 합계도 491조원에서 1천61조 원으로 11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와중에도 자동차·부품, 문화콘텐츠 및 정보서비스, IT전기전자 업종은 선전했다. 반면 통신, 은행, 여신금융, 증권, 운송, 조선·기계·설비 등의 전통·재래식 업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기아차 상승률 1위
기아차는 2008년 말 2조 2700억 원이었던 시총이 10월 말 25조 원으로 무려 999.7%나 폭풍 성장했고, 시가총액 전체 순위도 60위에서 5위로 55계단이나 뛰어올랐다.
2위는 파라다이스(034230)로 시총이 2400억 원에서 2조4700억 원으로 922.6% 급증했다. 3위는 889.2%의 상승률을 기록한 쌍용차(003620), 4위는 713.9%의 CJ E&M(130960), 5위는 683.3%의 넥센타이어(002350)가 차지했다. 이 외에도 SK하이닉스(636.9%), 금호석유화학(581.0%), 한샘(541.8%), 현대차(540.5%), 대상(518.2%)이 시가총액 상승률 톱10을 차지했다.
반대로 신세계는 같은 기간 이마트 분사로 시가총액이 9조 900억 원에서 2조 6300억 원으로 71%나 쪼그라들었고, 현대상선은 실적 부진으로 4조 9400억 원에서 2조 1200억 원으로 57%나 줄어들며 감소율 1,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48.6%), CJ대한통운(-41.1%), GS건설(-38.3%), 현대증권(-30.5%), 두산중공업(-30.3%), 현대산업개발(-27.3%) 등의 시총 감소율이 두드러졌다.
KTF, 외환은행, LG데이콤, 하이트맥주처럼 피인수 돼 소멸됐거나 STX팬오션, 동국제강, 한진해운, 한진중공업, 태웅, 메가스터디처럼 실적 부진으로 시가총액이 1조원 밑으로 쪼그라든 회사들은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IT전기전자가 잘나가고 통신은 감소율 1위
5년 동안 1조 클럽을 휘어잡은 업종은 IT전기전자였다. 5년 새 8개사에서 10개로 늘었고, 시가총액도 96조 5000억 원에서 282조 1000억 원으로 192.3%나 급증했다.
5년 전 존재감도 미미했던 네이버(035420), SK브로드밴드(033630) CJ E&M(130960), 엔씨소프트(036570) 등 문화콘텐츠 및 정보서비스 업종은 5년 새 1조 클럽 회원사가 5개에서 16개로 늘었고, 시가총액도 13조 6000억 원에서 56조 9000억 원으로 317.9%나 급증하며, 석유화학에 이어 업종 분야 4위를 차지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의 잇단 상장으로 시장 규모가 커진 보험업종도 5년 새 1조 클럽 회원사가 4개에서 9개로 늘고, 시가총액 역시 12조 4000억 원에서 50조6000억 원으로 306.5% 급증하며 업종 규모 12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통신은 1조 클럽 회원사가 5개에서 3개로 줄고 시가총액 합계도 37조 5000억 원에서 32조 8000억 원으로 12.7%나 줄어들며 ‘감소율 1위’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은행 역시 1조 클럽 회원사가 2개에서 1개로 줄고, 시가총액 합계도 7조 5000억 원에서 6조 7000억 원으로 10.0%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