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멋 소품 하나 잘쓰면 아파트가 한옥됩니다

화보집 ‘Korea Style’ 내는 이와타테씨의 ‘한옥 느낌 인테리어’
  • 등록 2006-10-18 오후 12:00:00

    수정 2006-10-18 오후 12:00:00

▲ 쇳대박물관 최홍규 대표의 살림집 거실. 한지로 바른 미닫이문, 커피 테이블로 변신한 통영 떡판의 조화가 멋스럽다.
[조선일보 제공] 레스토랑 컨설턴트 마샤 이와타테씨는 ‘코리안 스타일’에 미친 일본 여자. ‘욘사마식 한류’가 아니다. 한옥에 뿌리를 둔 한국적 인테리어와 건축에 푹 빠져 산다. 한국 남자와 결혼해 10년을 산 때문만은 아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자연미가 좋아요. 앞뒤 탁 트인 대청마루처럼 자연과 집의 경계를 허무는 자연친화적 사상을 숭배하죠.”

12월엔 ‘Korea Style’이란 제목의 화보집을 미국 터틀 출판사에서 펴낸다. 안동 병산서원, 공간사옥, 쇳대박물관, 건축가 최두남의 부암동 집 등 4년간 큐레이터 김은수씨, 사진작가 이종근씨와 함께 ‘탐험한’ 코리안 스타일 하우스 24곳을 사진집 형식으로 엮은 것이다.

“아쉬운 건 함지박, 놋그릇, 옹기처럼 디자인과 기능 모두 뛰어난 생활용품들을 한국인들이 실생활 속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 마샤 이와타테/레스토랑 컨설턴트
놋그릇에 밥을 담아 먹고, 궤짝을 티 테이블로 쓰는 이와타테씨로부터 “아파트에서도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는” 코리안 스타일의 비결을 들어봤다.

◆베란다 통유리엔 한지로 도배를

장식품과 잡동사니가 많은 집이라면 코리안 스타일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버려라. 아무리 멋진 소품이라도 “놓을 데가 없으면” 군더더기다. 집안이 좀 헐렁해졌다 싶으면, 거실 한쪽 벽면만 목단, 나비, 곤충 등 오방색에 바탕을 둔 전통 문양의 벽지를 선택해 도배해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와타테씨의 경우 한지와 발을 블라인드나 커튼 대용으로 활용한다. “커튼을 치는 대신 베란다 창문의 일부, 또는 다용도실로 통하는 쪽문의 유리를 한지로 장식해 보세요. 유리창에 뿌리는 접착제를 바른 다음 한지를 붙였다가 더러워지면 물 뿌려 떼어내면 그만이죠.”

주방이 좁아 김치냉장고를 베란다에 둔 경우라면 그 위에 작은 대나무 발을 블라인드처럼 늘어뜨려도 좋다. “햇빛도 차단되고, 볕도 시원하게 들어오지요.” 한지와 발, 전통벽지는 청계천에서 동대문 시장으로 가는 도로변 가게에서 주로 구입한다.



◆장독 뚜껑에 열대어 키우기

이와타테씨는 “재활용하면 더 멋스러워지는 게 한국 전통 소품”이라고 말한다. 그는 죽부인을 갖가지 색깔의 한지로 감싼 뒤 그 안에 전등을 넣어 만든 ‘뱀부 램프’를 사랑한다. 동그랗고 커다란 장독 뚜껑은 알록달록 열대어가 헤엄치는 근사한 어항으로 변신시킬 수 있다.

베란다에 두고 키우기 제격인데다, 가습기 역할까지 한다. 또 지금은 값이 비싸졌지만 옛날 놋쇠 화로 또한 더할 나위 없이 멋진 화분 받침대로 활용할 수 있다. 모시 쿠션도 마찬가지. 색이 바래 입지 않는 모시 옷을 재활용하거나, 동대문에서 값싼 모시를 끊어다가 쿠션을 만들어 소파에 몇 개 놓으면 은은한 전통미가 살아난다. 이밖에 팔각접시는 액자로, 흠집 난 옹기항아리는 우산꽂이로 현관이나 베란다에 두면 예쁘다.

◆화장대가 된 뒤주, 다탁이 된 반닫이

이와타테씨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가본 곳은 장안평과 답십리. 고가구가 20~30% 싸다. 소품은 물론 고재(古材)를 구할 때도 편리하다. 사진작가 이종근씨는 장안평에서 구한 한옥 대문 두 짝을 나란히 이어 대형 작업대로 쓰는데, 고재 구입부터 가공까지 70만원 들었다.

이와타테씨는 소반, 반닫이, 함지박, 궤짝 같은 소품들을 좋아한다. “좁은 아파트 거실이라면 소파와 테이블 대신 소반이나 반닫이를 테이블로 삼아 방석을 사용하면 운치 있어요. 소반은 잣기름으로 깨끗이 닦아 벽에 걸어두는데 그 자체로 아름답죠.” 집안의 자질구레한 소품을 담아두기 안성맞춤인 뒤주는 그 위에 거울을 달아 화장대로, 또는 거실 복도의 콘솔로 활용한다. 함지박에 과일을 소담하게 담아 거실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도 방법. 단골집인 계동 ‘징광옹기’에서 유약을 바르지 않은 크고작은 옹기도 짬짬이 구입해, 설탕·소금 같은 양념통이나 녹차통, 쌀통으로 쓴다. “내용물이 굳지 않을 뿐더러 벌레가 생기지 않아요. 요즘엔 돌솥이 유행인데 은수저와 함께 식탁에 올리면 아주 멋스러워요.”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쾅!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