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쇳대박물관 최홍규 대표의 살림집 거실. 한지로 바른 미닫이문, 커피 테이블로 변신한 통영 떡판의 조화가 멋스럽다. | |
“틀에 박히지 않은 자연미가 좋아요. 앞뒤 탁 트인 대청마루처럼 자연과 집의 경계를 허무는 자연친화적 사상을 숭배하죠.”
12월엔 ‘Korea Style’이란 제목의 화보집을 미국 터틀 출판사에서 펴낸다. 안동 병산서원, 공간사옥, 쇳대박물관, 건축가 최두남의 부암동 집 등 4년간 큐레이터 김은수씨, 사진작가 이종근씨와 함께 ‘탐험한’ 코리안 스타일 하우스 24곳을 사진집 형식으로 엮은 것이다.
“아쉬운 건 함지박, 놋그릇, 옹기처럼 디자인과 기능 모두 뛰어난 생활용품들을 한국인들이 실생활 속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 마샤 이와타테/레스토랑 컨설턴트 | |
◆베란다 통유리엔 한지로 도배를
주방이 좁아 김치냉장고를 베란다에 둔 경우라면 그 위에 작은 대나무 발을 블라인드처럼 늘어뜨려도 좋다. “햇빛도 차단되고, 볕도 시원하게 들어오지요.” 한지와 발, 전통벽지는 청계천에서 동대문 시장으로 가는 도로변 가게에서 주로 구입한다.
◆장독 뚜껑에 열대어 키우기
베란다에 두고 키우기 제격인데다, 가습기 역할까지 한다. 또 지금은 값이 비싸졌지만 옛날 놋쇠 화로 또한 더할 나위 없이 멋진 화분 받침대로 활용할 수 있다. 모시 쿠션도 마찬가지. 색이 바래 입지 않는 모시 옷을 재활용하거나, 동대문에서 값싼 모시를 끊어다가 쿠션을 만들어 소파에 몇 개 놓으면 은은한 전통미가 살아난다. 이밖에 팔각접시는 액자로, 흠집 난 옹기항아리는 우산꽂이로 현관이나 베란다에 두면 예쁘다.
◆화장대가 된 뒤주, 다탁이 된 반닫이
이와타테씨는 소반, 반닫이, 함지박, 궤짝 같은 소품들을 좋아한다. “좁은 아파트 거실이라면 소파와 테이블 대신 소반이나 반닫이를 테이블로 삼아 방석을 사용하면 운치 있어요. 소반은 잣기름으로 깨끗이 닦아 벽에 걸어두는데 그 자체로 아름답죠.” 집안의 자질구레한 소품을 담아두기 안성맞춤인 뒤주는 그 위에 거울을 달아 화장대로, 또는 거실 복도의 콘솔로 활용한다. 함지박에 과일을 소담하게 담아 거실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도 방법. 단골집인 계동 ‘징광옹기’에서 유약을 바르지 않은 크고작은 옹기도 짬짬이 구입해, 설탕·소금 같은 양념통이나 녹차통, 쌀통으로 쓴다. “내용물이 굳지 않을 뿐더러 벌레가 생기지 않아요. 요즘엔 돌솥이 유행인데 은수저와 함께 식탁에 올리면 아주 멋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