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비의 문화재 읽기]모습 공개된 '간송 보물' 신라 금동불상 2점

전문 학예연구사도 처음보고 놀래
'금동여래입상' 큰 크기·제작법 독특해
'금동보살입상' 신라 국제교류의 근거
  • 등록 2020-10-05 오전 6:00:00

    수정 2020-10-05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불상이 크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실제로 보고 깜짝 놀랐어요. 생각보다 큰 크기에 예스러운 미소, 무게감 등에서 사진으로 볼 수 없었던 느낌이 확연히 잘 드러났어요. 과연 간송 전형필 선생이 아끼던 보물답다는 생각이 들었죠.”

강삼혜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는 최근 간송 미술문화재단에서 구입한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을 직접 본 느낌을 이같이 설명했다. 불상을 오랫동안 연구했던 강 연구사지만 금동여래입상을 접한 건 처음이었다. 간송 미술관이 전시를 1년에 단 2번밖에 열지 않는데다 전시 기간에도 일부 문화재만 전시해 실제로 볼 기회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8월 간송미술문화재단에서 구입한 보물 불상 2점을 지난달 28일부터 4주간 공개 전시하고 있다.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이 그것이다. 두 불상은 간송 전형필(1906~1962)의 후손이 막대한 상속세 부담에 지난 5월 케이옥션에 내놨다. 일제강점기에도 우리 문화재를 지켜온 간송의 보물이 경매에 나온 건 미술관 설립 82년만에 처음이어서 두 불상의 경매 결과는 큰 주목을 받았다.

금동으로 제작된 두 불상은 1963년 각각 보물로 지정됐다. 금동여래입상은 높이 38㎝로 삼국, 통일신라 시대 불상 중에서도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규모 면에서 비슷한 연대에 제작된 금동불상으로선 그 예가 드물다. 당시 기술로 큰 규모의 금속 불상을 만들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판단되는 이유다. 불상은 팔각 연화대좌 위에 정면을 보고 섰으며, 살짝 오므린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를 띠었다. 살짝 흘러내린 법의에 어깨와 가슴을 훤히 드러냈다.

금동여래입상은 경매에 나오면서 진위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바 있다. 이에 대해 강 연구사는 “불상과 대좌의 특징에서 제작 시기가 다소 달라 보여 그런 의심이 나올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불상의 작은 입에 머문 옅은 미소는 삼국시대 불상의 특징이다. 통일신라 시대로 넘어가면서 불상은 점차 미소를 잃고 근엄한 모습으로 변해갔다.

이에 비해 투각 받침 대좌나 연꽃의 세련된 모양은 좀 더 뒤인 통일신라시대에 나오는 모습이어서 약간의 시차가 존재한다. 강 연구사는 “굉장히 특이한 모습인 것은 사실이지만 비슷한 모습의 불상으로 양양 서림리에서 출토된 금동약사여래입상이 있다”며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사진=국립중앙박물관)
금동보살입상은 높이 18.8㎝로 신라 지역이었던 거창에서 출토된 유일한 불상으로 꼽힌다. 6~7세기 신라불상이지만 두 손을 앞으로 모아 보주를 맞잡은 모습과 양옆으로 뻗은 지느러미 같은 옷자락 등이 백제시대 서산 마애삼존불 좌협시와 비슷하다. 7세기쯤 조성된 일본 호류사의 구세관음보살상에서도 그 예를 찾을 수 있어 보살상은 당시 국제교류의 중요한 증거도 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4주간의 전시 후 두 불상에 대해 보존처리 및 과학적 조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두 문화재에 깃든 당시 대외 교류 및 문화재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다시 전시를 할 계획이다.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사진=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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