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號 한달..`외유내강` 리더십 일단 `합격`

국회 소신발언 설전불사..색깔 드러내
한은과도 갈등에서 공조로..`고단수` 평가
  • 등록 2005-04-15 오전 9:01:14

    수정 2005-04-15 오전 9:01:14

[edaily 김수헌기자] 지난달 한 점심자리에게 재정경제부 간부에게 "4월 국회가 한덕수 부총리에게 시련의 무대가 될 것 같지 않으냐. 업무파악할 시간도 짧았은데 야당이 거칠게 나오면 잘 대응할 수 있겠는가"라는 물음을 던진 적이 있었다. 우려스럽기도 하다는 답변을 예상했으나, 돌아온 답은 달랐다. "한 부총리가 그리 만만한 사람은 아니다. 경제관료로 성장했고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능력을 발휘한 사람이다. 겉으로는 부드럽고 유약해 보일지 모르지만 속은 아주 강한 스타일이다." 한마디로 `외유내강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튀지않고 조용하게 경제부처들을 이끌어가면서 조금씩 정책의 색깔을 보여줄 것이라는 것이다. 국회의 파상공세에도 충분히 맞설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부드럽게 원하는 것 획득..高手 평가 `외유내강` 한덕수 경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5일 취임 한달을 맞았다. 한 부총리는 정책 일관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취임하자마자 `색깔없는 부총리`가 되겠다고 말했다가 리더십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워낙 카리스마가 강한 전임 이헌재 부총리의 뒤를 이은데다 경기회복의 불씨가 살아날듯말듯한 상황에서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없애겠다는 의도로 언급했던 `무색론`에 대해 말들이 많자, 한 부총리는 자신의 색깔을 `합리적 시장주의자`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일단 한 부총리는 경제수장으로서 한달동안 대체로 재경부를 비롯한 경제부처들을 무리없이 이끌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첨예한 갈등을 겪었던 한국은행과의 돈독한 우애과시로 시장혼란을 없앴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재경부와 한은은 금리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이견으로 도을 넘어선 발언들을 내놓으며 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한덕수 부총리는 취임 뒤 첫 공식회동 대상으로 박승 한은 총재를 택하는 등 완전한 저금리 정책공조모드로 전환시켰다. 그래서 으름장이나 주먹을 앞세우기 보다는 칭찬이나 설득을 통해 필요한 것을 결국 손에 넣는 `고단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한 부총리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한은을 존중해야만 재경부도 존경받는다"며 "한은이 대단히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 곳"이라고 치켜세웠다. 박승 총재 역시 `저금리 기조유지`를 유난히 강조하면서 재경부의 희망에 화답하고 있다. ◇최근 소신발언 뚜렷..개방통한 경쟁강화 가속붙을듯 새로운 정책보다는 기존 정책을 잘 이어받아 실천하겠다고 했지만 역시 `미스터 개방`이라는 닉네임에 맞게 한 부총리는 대외정책분아에서 뚜렷한 색깔을 보이고 있다. 한 부총리는 그동안의 `유입촉진 유출억제` 중심의 외환정책기조를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전면 재조정하려 하고 있다. 유출억제를 크게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해외 실물분야에 대한 투자가 너무 움츠러들었고 이후 아무도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말을 해야 할 때가 됐다"며 해외투자 활성화를 통한 글로벌네트워크를 강조했다. 이런 내용을 포함, 최근 청와대에 보고한 `선진통상국가 종합비전`은 한 부총리의 첫 작품이다. 그는 글로벌 스탠더드 정착과 해외투자 외국인투자 확대, 서비스·부품소재·정보기술 분야 육성, 개방친화적 사회인프라 구축 등을 기반으로 선진국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책에 대한 소신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여야와 정부간 서로서로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있는 국민연금 개혁에 대해 "`덜 받고 더 내는` 방식의 개혁을 통해 재정안정화를 이루는 것이 시급하다"며 "여야가 주장하는 연금사각지대 해소보다 재정안정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국회에서도 정부의 개혁안이 가장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선수를 치는 노련함을 보이기도 했다. 국회 대정부 질문답변에서는 "위험을 부담하고 정당한 투자를 통해 차익을 올린 외국자본에 대한 국부유출 논란은 옳지않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과거 진로 부실채권 매각때 외국계 자본이 (채권을)인수안했더라면 진로는 파산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지금 분위기에서 꺼내기 어려운 소신을 당당하게 밝히기도 했다. 독일을 방문중인 노무현 대통령도 지난 14일 독일 주요 CEO 초청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뒤 "국내 일부에서 `국부유출`이란 용어를 쓰고 있는데 정부는 그같은 용어를 쓰지말라"며 "정상적인 활동을 통한 영업이익은 그것이 많건 적건 권리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해, 한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한편 한 부총리는 한나라당의 대표적 정부 비판론자이자 독설가인 이한구 의원과 국회에서 맞붙어 참여정부의 경제성적표 논쟁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회복 안되면 평가 절하될수도..3월 지표를 보자 한편 아직 가시적인 회복조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경기는 앞으로 한 부총리 두 어깨에 걸린 큰 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수장의 가장 큰 책임과 의무는 투자촉진, 소비회복, 일자리창출 등을 통해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최근 1~2월 지표들은 여전히 시차나 명절효과로 인한 착시 등으로 부정지표와 긍정지표들이 혼재된 양상이다. 한 부총리 스스로도 언급했듯이 아직은 3월 주요지표들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섣불리 경기진단을 내리기도 어렵다. 하지만 내수소비의 대표지표인 도소매, 음식점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데다 건설경기도 되살아날 조짐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낙관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지난 2월 사석에서 "3월까지 건설경기가 가시적으로 살아날 조짐을 보여주지 못하면 경기회복은 정말로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엇다. 최근 경기동향은 미래기대심리는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실물지표에 반영되지 않고 있는 양상이다. 기대심리가 실물에 반영되려면 사람들이 소비를 할만한 여유소득이 있어야 하고 일자리가 늘어야 하는데 1∼2월 고용지표상으로 일자리 역시 여전히 부진하다. 전문가들은 이른 감은 있지만 `한덕수號` 한달에 대해 대체로 긍적적이라며 경기상황은 앞으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들은 고유가와 저환율, 원자재값 상승 등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갈수록 시장에 안정감을 주고 있고 정책부처간 잡음이 없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팀장은 "경제정책은 항상 이해관계가 맞물리게 마련이지만 한 부총리가 정책 당사자 뿐 아니라 당·정·청간 불협화음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센터 소장은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대외개방을 통한 경쟁력 강화와 해외자본 문제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소신발언을 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의 불안을 없애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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