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지난해 실적에서도 국내 제약역사 신기록을 갈아치웠는데 세부 수치를 들여다보면 신약 수출의 위엄을 짐작할 수 있다.
한미약품의 자회사 북경한미약품 등의 실적을 제외한 개별 기준 실적을 보면 신약 수출의 위엄은 더욱 돋보인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액은 1조1132억원으로 전년대비 91%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803억원으로 2014년 36억원의 50배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 회사의 매출액 중 신약 기술료 수익은 5125억원으로 46%를 차지했다. 2014년 매출액(5820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기술료로 거둬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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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항암신약 수출 계약 이후 임상시험에 진입하면서 개발 단계 진행에 따른 마일스톤도 벌써 171억원 반영됐다. 한미약품이 수출한 신약 개발 단계가 진전될 수록 지속적으로 거액의 기술료가 추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이미 올해 추가 계약금 유입도 예고된 상태다. 한미약품의 최대 규모 수출인 사노피와의 당뇨신약 수출에 따른 계약금 4억유로(약 5000억원) 중 지난해 2556억원만 실적으로 인식됐다. 올해 1분기 중 추가로 2500억원 가량의 계약금이 추가로 반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미약품은 특허사용료 명목으로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에 기술료의 30% 가량을 배분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작년 매출이 7848억원으로 전년대비 47% 상승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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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최근 노바티스, MSD 등으로부터 도입한 신약 매출도 내수 시장 부진 만회에 기여했다.
노바티스와 공동 판매 중인 당뇨약 ‘가브스’와 ‘가브스메트’는 41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MSD로부터 공급받은 탈모치료제 ‘프로페시아’도 전년보다 50% 성장한 239억원어치 팔렸다. 한미약품의 상품매출도 2014년 1369억원에서 지난해 1923억원으로 40% 늘었다.
결국 한미약품도 신약 수출을 제외하면 여타 국내제약사와 마찬가지로 내수 시장에서 허덕이고, 다국적제약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나 대규모 신약 수출을 통해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약업체들이 그토록 부르짖던 ‘신약 대박’이 수치로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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