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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8학군 등 우수한 교육환경을 갖춘 지역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정시 비율 확대, 특목고 폐지 검토 등으로 대학 진학률이 높고 명문 학군이 몰려 있는 아파트값은 한 달 새 수천만원씩 뛰어올랐다.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제2의 강남’으로 불리는 교육 특구 지역에 3040세대 학부모들이 몰리며 신규 분양 아파트에 수 천만원씩 웃돈이 붙고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학군수요에 1억원 ‘쑥’…“매물 품귀 더 강해질 것”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교육개혁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정시 확대를 지시했다. 교육부는 현행 20% 수준인 수능 위주의 정시 비율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구체적 방안을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또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해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 자사고와 외고·국제고 등 특수목적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기로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강남 8학군 등 교육 특구나 지역 명문고 등이 부활해 해당 지역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강남 등 서울 주택시장은 초저금리 영향으로 유동성 자금이 몰리는데다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 등 공급 부족 우려에 연일 집값이 뛰고 있다. 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셋째 주 0.08% 오르며 17주 연속 뜀박질했다.
잠실 3인방으로 불리는 엘·리·트(잠실 엘스·리센츠·트리지움) 인근 잠실새내역과 마포구 대흥역 일대 등도 대형 입시학원이 조성되면 신흥 학원가로 새롭게 부상한 지역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잠실동 엘스 전용 84㎡형은 한 달 전 보다 2500만원 가량 상승한 18억4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대흥동 태영아파트 전용 84㎡형도 한 달 새 4500원 가량 오른 10억3000만원에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다.
수도권도 들썩…가격 하방경직성 떠받혀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도 특목고 폐지 움직임과 반복되는 불수능 등의 여파로 명문 일반고 주변 주택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전북 전주시에서는 자사고인 상산고와 학원가가 몰린 효자동 일대, 대구에서도 수성구 명문학군이 ‘지역 내 강남’으로 불리며 아파트값이 꾸준히 상승 중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인기 학군 지역은 수요에 비해 물량이 적은 경우가 많아 비수기에도 학군 수요가 가격 하방경직성을 단단히 받혀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와는 달리 과거 서울에서 3대 학군으로 꼽혔던 노원구 중계동 일대 아파트값은 맥을 못 추고 있다. 올 들어 중계동 3.3㎡당 아파트값은 0.69% 오르며 서울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전셋값 역시 3.3㎡당 1143만원으로 지난해 말(3.3㎡당 1148만원) 보다 뒷걸음질쳤다. 노후 아파트가 많지만 재건축 규제로 개발이 더딘데다 신흥 교육 특구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이동하고 있다는 게 주된 원인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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