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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유류세 20% 인하를 연장하는 것이 유력 시 된다. 특히 국제유가의 상승 폭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율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인하율 조정이 아닌 연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가 상승 물가에 영향…4%대 가능성 제기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2월 넷째 주 평균 95.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평균 가격(배럴당 73.2달러)과 비교하면 약 두 달 만에 29.8%나 뛰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10월(3.2%)에 9년 8개월 만의 3%대 상승률을 기록한 뒤 11월(3.8%), 12월(3.7%)에 이어 올해 1월(3.6%) 넉 달째 3%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올해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여 만에 4%대에 진입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주요 기관도 국제유가를 반영해 물가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올렸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연평균 100달러로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류세 인하 연장 유력…인하율 확대 관건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결정한 지난해 11월 둘째 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82.5달러였는데 2월 넷째 주에는 평균 95.0달러까지 상승했다. 정부의 유류세 20% 인하 조치로 세금이 리터당 656원으로 164원으로 내려가며 가격 인하 효과가 있었지만,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193.5원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국내 휘발유가격은 지난해 12월 리터당 638.1원(배럴당 85.7달러·환율 1,183.7원)이었는데 올해 2월 넷째 주 리터당 831.6원(배럴당 110.6달러·환율 1,195.4원)으로 30% 올랐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높아지며 유류세 인하 체감 효과가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유류세 인하 연장과 더불어 인하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정부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 적용 중인 유류세 20% 인하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의 인하 폭”이라며 “세수 등을 고려해 인하율을 추가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선제 대응 차원에서 유류세 연장 여부를 다음 달 초중순으로 앞당기는 것도 고려 중이다. 유류세 인하를 위해서는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해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려서다. 유류세 인하 연장과 더불어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인하 조치 연장 여부, 원자재 할당관세 인하 폭·대상 확대 여부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