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호주대사가 본 文대통령 호주 국빈 방문 의미

한-호주 수교 60주년, 대통령 답방 더이상 미룰 수 없어
글로벌 공급망 우려 속 자원대국 호주와 '깐부'돼야
K-9 자주포 수출계약 등 방산분야에서의 성과도
  • 등록 2021-12-23 오전 7:54:53

    수정 2021-12-23 오전 7:54:53

지난 15일 호주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내외와 함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를 배경으로 셀프카메라를 찍고 있다. 문 대통령 페이스북 갈무리
[강정식 주호주대사] 문재인 대통령이 3박 4일 호주 국빈 방문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방문은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방문하는 우리 쪽이나 손님을 맞는 호주 쪽에서도 서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준비하는 공관 입장에서도 엄격한 방역조치 때문에 어려움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국빈 방문 계기에 수교 6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이러한 관계 격상을 통해 보다 다양하고 포괄적인 분야에서 전략적 소통 증진을 위한 공고한 토대를 마련하였으며, 이를 ‘한-호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공동성명’에 담아내었다.

이번 국빈방문을 통해 거둔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실질 협력 성과도 거뒀다. 먼저 기후변화에 대한 보다 적극적이고 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수소 등 저탄소 기술 및 핵심광물 분야 등에서 교역, 투자, 기술개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방산분야에서는 K-9 자주포 수출계약이 체결되었다. 아울러 감동적인 한국전 참전용사와의 만남 행사도 있었다. 현지 대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이번 방문이 코로나 상황에서 이뤄졌다는데 일각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판단의 기준은 국가이익이어야 할 수밖에 없다. 국가이익을 수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외교를 최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는 것이 일국의 지도자에게 주어진 사명이요 소명인 것이다.

정상외교는 여러 가지 형태의 외교 가운데서도 각별한 위치에 있다. 양국 간 주요 현안을 해결하는 것에 더하여 그 상징적 가치는 매우 크다. 호주 하늘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두 정상이 손을 굳게 잡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될 때 양국 국민들 뿐만아니라 역내 국가들, 그리고 현지에 사는 동포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우리 정상이 마지막으로 호주를 국빈 방문한 것은 2009년이다. 그 후 호주에서는 2011년 길라드 총리, 2014년 에벗 총리의 공식 방한이 있었다. 이제 우리가 답방을 해야 할 차례였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상대방 집을 여러 번 방문하고, 자기 집으로 초대하는데 말로만 오겠노라 해놓고 실제로는 오지 않으면, 서운함을 느끼고 그 관계도 멀어지기 마련이다. 국가 간 관계도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특히 금년은 양국 간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6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이다. 내년 우리나라 대선, 호주의 총선을 감안하면, 올해가 아니면 언제 정상방문이 이루어질지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현지 대사로서는 다소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

호주 정부는 작년 2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경폐쇄 이후 최초로 방문하는 외국 정상으로 우리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주는 두 번째로 6.25전에 참전한 전통 우방국이며, 천연자원 부국으로 에너지 전환시대에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의 최적 협력대상국이다. 이번 국빈방문을 통해 양국은 지난 60년 동안 쌓아온 우정과 신뢰, 그리고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국제관계의 거센 파도와 풍랑을 함께 헤쳐나갈 든든한 친구이자 ‘깐부’가 되기로 다짐했다. 우리 대통령이 어려움 속에서도 호주를 찾은 이유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손예진, 출산 후에도 여전
  • 돌고래 타투 빼꼼
  • 한복 입은 울버린
  • 관능적 홀아웃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