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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반은 CJ제일제당이 만드는 즉석밥으로 시장점유율이 73.7%(닐슨·7월 기준)에 달하는 ‘국민 즉석밥’이다. 지난 7월 기준 누적 매출액만 2000억 원(누적 판매량 2억개)이 넘는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쌀값은 지난해 생산량이 줄면서 올해 상반기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6.4% 급등했다. 1981년(상반기 34.8%) 이후 37년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물유통정보를 살펴보면 3일 기준 쌀(상품·20kg) 도매가는 4만6620원으로 전년(3만2000원) 대비 36.2% 급등했고 같은 기간 소매가는 5만2695원으로 27.3% 올랐다.
이 같은 오름폭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쌀 생산량이 약 382만9000톤(t)~386만6000t으로 작년(397만2000t)보다 12만t가량 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8월 말 폭우로 작황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8월 하순 집중호우에 따른 일조량 감소로 쌀 단위당 수확량이 10아르(a)당 519~524㎏로 작년 527㎏보다 0.6~1.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쌀값이 고공 행진하자 즉석밥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올해 쌀값 폭등에 따른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올 초 가격을 한 번 올린 데다 벼 농가와 연 단위 공급 계약을 맺고 있어 당장 쌀값이 올랐다고 해서 제조 원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올해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햇반(용량 210g)에서 용량을 좀 더 줄이고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는 등의 조정 방향은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현재 쌀값 폭등 추세가 내년 쌀값에 영향을 미친다면 즉석밥 제품 가격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확기(10월~12월) 쌀값은 작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농업관측본부는 올해 수확기(10월~12월) 쌀값이, 쌀값 급락 여파가 이어졌던 작년(산지 정곡 80㎏ 기준 15만3213원)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쌀값 폭등은 작년 쌀 생산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정부가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작년 쌀 생산량 중 18%(72만t)를 사들였고 시중에 풀리는 쌀 공급량이 줄자 농가에서는 쌀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출하를 지연시키는 등의 상승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분석이다.
다만 쌀 공급과잉 상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쌀은 2000년 이후 19년째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과잉 상태다. 쌀 생산량은 1998년 510만t에서 지난해 397만t으로 22.2%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국민 1인당 쌀 소비 감소량(37.7%↓)이 생산감소량을 웃돌며 2000년 이후 매년 공급 과잉 상태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