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주워 달아난 50대, 체포해보니 뒷돈 받고 6년 도주한 전직 경찰

1심, 징역 5년에 벌금 2000만원
절도 행각 무마 대가로 2009~2012년까지 8735만원 뒷돈 챙겨
法 "사법경찰관 직무에 대한 신뢰 훼손…죄질 무거워"
  • 등록 2019-01-16 오전 6:00:00

    수정 2019-01-16 오전 6:00:00

법원 마크(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버스에서 지갑을 주워 달아나다 체포된 50대 남성. 이 남성은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절도 행각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다가 감찰을 피해 6년 동안 잠적했던 전직 경찰관이었다. 그는 1심에서 지갑을 가로챈 혐의와 더불어 과거 뒷돈을 받았던 혐의까지 더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의연)는 수뢰후부정처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전직 경찰관 이모(54)씨에게 징역 5년에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하고 8735만원을 추징 명령했다.

서울 소재 경찰서 강력팀이었던 이씨는 2009년 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한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절도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101번에 걸쳐 총 8735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수뢰후부정처사)를 받는다. 그는 절도범행 혐의자·피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접근해 뒷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관련 첩보를 접한 경찰 차원의 감찰이 들어오자 2012년 잠적했다. 그의 도주 행각은 2018년 5월 서울 시내 버스에서 지갑을 주워 가로채다 체포되면서 비로소 끝이났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그의 과거 행각이 드러난 것이다.

재판부는 “이씨의 행위로 사법경찰관 직무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또 이씨는 이 범행으로 감찰을 받게 되자 6년간 도주하는 등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씨가 20년간 경찰관으로서 성실히 근무했고, 범행으로 얻은 이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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