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영, 정홍주, 정지우 씨는 증권전문가 3부자다. 매일 오후 3부자가 방송국에 모여 그날의 주식시장에 대한 소회와 투자전략을 주고받는다. 주식 인생 40년의 정해영 고래닷컴 대표(58세)가 개발한 일명 ‘고래사냥 투자기법’이 이들의 공통된 투자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서로 간 호흡은 말할 것도 없다. 3부자는 “그 어떤 콤비가 평생을 함께 한 부모 자식 간 만큼 호흡이 더 잘 맞을 수 있겠는가”하고 반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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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정해영 대표는 잘 나가던 증권방송 전문가였다. 어느 날 과로로 입원할 지경에 이르러 방송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그는 아들인 정홍주 실장을 대타로 기용했다. 당시 정 실장은 한 증권사에서 투자상담사로 활약하고 있었다.
주식 인생 40년의 정해영 대표는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아왔다. 그의 주식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은 그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면서 코스피 연간 차트를 띄워놓고 연대별 사건들을 설명할 정도다.
3부자가 나란히 앉아 생방송을 진행하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다. 해당 방송사에는 이들이 어떤 관계인지를 묻는 문의전화가 수시로 걸려온다. 굳이 방송 중에 부자 관계임을 밝히지는 않지만 외모나 이름으로 알아차리는 시청자가 많다고 한다. 정해영 대표는 “가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부자지간임을 알고 깜짝 놀라는 사람들도 있다”며 “다소 눈썰미가 부족한 것 아니냐“며 웃어보였다.
아버지와 나란히 앉아 증권 생방송을 진행한 지 5년째를 맞은 정홍주 실장은 여러 모로 정해영 대표의 판박이다. 그는 “유치원 시절부터 아버지가 증권 공부를 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라 주식시장을 분석하는 일이 너무 자연스럽다”며 “세 사람이 같은 기법 하에 패턴을 분석하고 공유하기 때문에 복잡한 내용도 시청자들이 혼란스럽지 않은 것이 강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