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검사시켜 달라고 싹싹 빌었죠"

기업갔다 다시 돌아오는 전직 검사들
  • 등록 2006-09-10 오전 9:52:34

    수정 2006-09-10 오전 9:52:34

[노컷뉴스 제공] 기업비리를 수사하다 기업의 이익과 논리를 대변하는 변호사로 탈바꿈하는 검사들의 '전직' 문제가 종종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기업에서 다시 친정인 검찰로 돌아오는 변호사도 있어 눈길을 끈다.

법무부가 최근 변호사 경력자 가운데 신규 임용한 검사 17명 가운데 한 명인 유혁(柳爀) 검사가 그 주인공.

사법시험 36회에 합격해 지난 1997년 서울중앙지검으로 발령받은 유 검사는 창원지검 통영지청과 울산지검, 법무부 국제법무과를 거쳤다.

"법무부에서의 지루한 일상이 싫다"며 법복을 벗은 것은 지난 2005년 2월.

유 검사는 곧바로 삼성전자 법무팀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엄청난 급여"가 주어졌다.

그는 정확한 급여 차이를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당시 억대 연봉자가 아니라 억대 납세자"였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한 기업의 조직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생활은 유 검사의 마음을 흔들었고 다시 자유롭게 검사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커져 갔다.

특히 '삼성 법률봉사단'에서 4개월 남짓 활동하는 동안 그는 과거 검사 시절을 반성하게 됐다고 한다.

"민원인들을 만나 상담하고 그들 입장에서 얘기를 듣는데, '정말 억울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단지 인정받기 위해 일했던 검사 시절을 돌이켜보게 됐죠."

검사로서 다하지 못한 일들에 아쉬움이 커질 무렵,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다. 법무부가 기존 변호사 가운데 검사를 신규 임용하기로 한 것.

"돈도 싫으니 제발 받아만 달라고 싹싹 빌었다"는 유혁 검사는 까다로운 선발 전형을 거쳐 다행히 1년 반이 넘어 친정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11일 창원지방검찰청으로 출근하게 된 그는 "밖에서 바라보니 국민들이 바라는 검사상을 알 수 있게 됐다"며 "내 천직을 도로 찾은 것 같아 가슴이 벅차다"는 심경을 밝혔다.

한편 신규 임용된 검사 17명 가운데 국가·공공기관 근무경력자는 10명, 법무법인 변호사 경력자는 4명이며, 유 검사를 포함한 나머지는 기업 소속 변호사 경력자다.

이 가운데 전직 검사로서 기업 소속 변호사 일을 하다 다시 검찰로 돌아온 경우는 유 검사뿐이다.

법무부는 변호사 출신 검사들의 업무 처리에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변호사로서 관여했던 사건 등을 맡을 경우 소속 기관장에게 보고하도록 해 해당 사건에서 배제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인사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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