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이 80년대 출생자 8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신세대도 강한 민족주의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성세대(50대 이상)가 갖고 있던 ‘눈물과 한(恨)의 민족주의’는 이들에게선 그 잔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신세대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국가적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민족주의 경향을 뚜렷이 보였지만, 그 속엔 아직 모순되는 의식도 혼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취업이나 이민 등으로 다른 나라로 가게 된다면 어느 나라로 가고 싶으냐’는 설문에서 북한을 꼽은 신세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대신 미국은 16.8%로 2위, 일본이 15.3%로 3위였다. 1위는 호주로 17.9%였다. 이라크, 이란, 베트남, 페루라는 답도 나왔지만 북한은 없었다.
이번 조사를 맡은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신세대는 북한을 못 사는 친척쯤으로 여기는 것”이라며 “북한 편을 든다는 것으로 이들을 이념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오히려 강한 탈(脫)이념, 실용적 민족주의 성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국가적 자부심도 강했다. 한국이 선진 10개국(G10)에 이미 가입했거나, 5년 또는 10년 안에 가입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67.8%나 됐다. ‘한국하면 떠오르는 것’에 대한 질문에서 긍정적인 것을 답한 비율이 부정적인 것을 답한 비율보다 훨씬 더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3~4일 실시됐으며 95% 신뢰 수준에서 오차범위는 ±3.4%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