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 406호 법정. 6개월을 끌어온 재판 끝에 신정아씨가 최후 진술을 했다. 신씨는 "저는 이제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봄을 기다리는 초라한 여인"이라며 "앞으로 사죄의 마음으로 살겠다"고 울먹였다.
그는 "동국대·광주비엔날레재단·성곡미술관에도 깊이 사죄 드린다. 좋은 뜻으로 후원하고도 저 때문에 곤욕을 치른 기업들에게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말을 마친 신씨는 변호사가 꺼내 준 손수건에 얼굴을 묻고 훌쩍였다.
변 전 실장은 "박 관장과는 2005년 6월에 신씨의 전시회를 갔다가 돌계단 나무 그늘 아래 앉아서 얘기한 것이 전부"라며 "일국의 장관이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에게 테이블 밑으로 돈을 받았다는 혐의는 기가 차고 어이 없고 억울하다. 누명을 벗겨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변호사들은 "검찰이 신씨의 (명품 구두가 가득한) 신발장 사진까지 제출하는 등 극히 감정적 태도로만 일관해왔다", "목표를 정해놓고 몰고 가는 수사와 재판을 하고 있다", "중세 암흑시대의 법정 같다"며 검찰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