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 노골적인 ''몸짱'' 탐닉…"남친 똥배 용납못해"

[트렌드]“남자 사귈때 몸매 고려 어깨·팔뚝·히프順 매력”
‘섹스 앤드 더 시티’ 영향 性이 ‘놀이의 대상’ 변해
  • 등록 2006-04-10 오전 8:10:06

    수정 2006-04-10 오전 8:10:06

[조선일보 제공] 고려대 복학생 양승준(28)씨는 여학생이 한둘이라도 끼는 모임에 나갈 때면 신경이 곤두선다. ‘몸 만들기’를 잠시 소홀히 해 배가 나왔거나 살이 찐 느낌이 들면 더더욱 그렇다. “엉덩이 때문이에요. 여자애들 시선이 대부분 엉덩이에 꽂히기 때문에 청바지는 특히 신경 쓰여요.” 여대생 임선영(22)씨는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감동 받은 작품이 ‘뮌헨’이다. 순전히 주연 배우 에릭 바나 때문이다. 윗옷을 벗어젖힌 근육질의 몸으로 갓난아기를 한 팔에 달고 걸어가는 모습에 완전히 반했다. “‘트로이’도 명작이죠. 브래드 피트의 갑바, 죽이잖아요?”

얼굴은 용서해도 ‘똥배’는 용서 못해

게으른 남자들 세상 살기, 무지하게 힘들어질 전망이다. 뱃살이 두둑하거나 엉덩이가 푹 퍼진 경우라면 연애전선엔 ‘빨간 불’이다. “남자의 ‘똥배’는 수치”라고 거침없이 내뱉는 20대 여성들 연애의 조건 1순위는 단연 몸! 그것도 섹스 어필하는 몸이라야 한다.

국내 남성잡지들 단골 아이템 중 하나는 부위별 운동법이다. ‘올라붙은 엉덩이를 만들고 싶다면 양손에 덤벨을 들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매일 12회씩 할 것, 딱 벌어진 어깨를 가지고 싶다면 1.5?짜리 페트병에 물을 가득 채워서 양손으로 들었다 내렸다를 매일 30회씩 반복할 것…’ “20대 여성들은 남성 몸의 특정 부위에서 성적(性的) 감흥을 느낀다고 주저없이 말합니다. 탱탱한 엉덩이, 허리춤에 잡히는 근육처럼 부위별로 소비한다고 할까요?” GQ 편집장 이충걸씨 말이다.

20대에게 성은 ‘감자가 맛있어’ ‘고구마가 달아’ 하는 식의 일상적 이야기일 뿐이다. 간호사, 방송작가, 무역회사 직원, 스포츠 브랜드 디자이너 등이 모인 S여고 동창회 ‘16명과 알리바바’ 멤버들은 만났다 하면 남자친구와의 성 경험을 비롯해 모텔 정보, 연애 테크닉을 주고받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여성 포털사이트 마이클럽 게시판은 연예인 남성들의 몸을 탐닉하는 댓글들로 넘쳐난다. ‘현재의 그 완벽한 옆선, 미켈란젤로도 감탄했을 것’ ‘세븐, 잊고 살았던 누나 본능을 살아나게 하는 아름다움과 섹시’ ‘지훈, 상체 벗은 캡처를 보니 뒤에서 확 덮치고 싶은 충동이….’


‘아담스 애플’부터 V자 골반 근육까지

조선일보가 최근 서울에 사는 20대 여성 163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성을 사귈 때 몸매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123명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남자의 몸에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위’는 ‘어깨와 등·가슴’(71명). 이 밖에 ‘팔뚝’(21명), ‘엉덩이’(15명), ‘얼굴’(11명) ‘턱선’(9명), ‘양쪽 골반에서 가랑이로 이어지는 V자 근육’(5명), ‘쇄골뼈’(2명)’ ‘손가락’(2명), ‘아담스 애플’(1명)이 언급됐다. 이들이 이상형으로 꼽은 남성 연예인도 다니엘 헤니(35명), 주지훈(27명), 조인성(15명), 김래원(9명), 강동원(8명) 등 모델 출신이 대부분이다. 남성의 몸에 탐닉하는 20대 여성의 취향은 광고에도 반영된다. 한 세탁기 광고에선 눈부시게 하얀 와이셔츠를 입고 맘보댄스를 추는 김주혁을 멀리서 훔쳐보는 여인의 시선이 느껴진다. 모 휴대폰 광고에서 강동원은 탄탄한 허리와 엉덩이를 카메라 밖 여성들의 시선에 그대로 내맡긴다. 오리콤 캠페인 디렉터 이홍록씨는 “남성의 몸에 탐미를 느끼는 여성들 욕망이 보다 대범해지면서 남성의 성 상품화 역시 소비를 촉진하는 주요 기재로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는 ‘섹스 앤드 더 시티’ 세대

20대 여성들의 노골적인 남성 탐닉은 어디에서 기인할까. ‘20대의 성에 대한 태도가 유난히 개방적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78명)이 “‘섹스 앤드 더 시티’ 같은 미국 시트콤, 영화, 만화 등 대중매체의 영향”이라고 답했다. 여성학자 민가영씨는 “경제적, 사회적 자원을 남성(남편)을 통해 얻어야 했던 과거의 여성들에게 성은 소중히 다뤄야 할 자원이었다면, 자신의 능력으로 얼마든지 사회적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젊은 여성들에게 성은 욕망, 소비, 놀이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심리학과 성영신 교수는 “여성의 몸을 노리갯감으로 인식했던 가부장 문화에 대한 여성들의 집단보복 의식도 일부 작용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방희경 인턴기자=동국대 신방과 4년
심선혜 인턴기자=숙명여대 문화관광학과4년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쾅!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