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합병전 부실 청소해야-LG경제연구원

  • 등록 2000-05-31 오전 9:27:05

    수정 2000-05-31 오전 9:27:05

LG경제연구원은 지난 1년간 국내 은행간 합병 경험을 통해서 얻은 교훈은 합병 이전에 관련 은행의 부실해결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1차 금융구조조정은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은행권의 건전성 및 대외신인도 제고에 기여했으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금융시스템의 일시 혼란 등 시행상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은행간 합병이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자율합병이기 보다는 부실은행을 처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 측면이 강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지난 76년 서울은행과 신탁은행이 합병한 이후 22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졌던 합병이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우선 합병은행들의 인력 및 점포 정리는 효율성 증대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1인당 산출물((예수금+대출금+유가증권)/정규직원) 및 산출물 대비 영업비용을 산출한 결과 국민은행의 경우 대체적으로 합병이후에 효율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은행들은 합병이후 오히려 효율성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99년중 합병은행들의 경우 조흥 및 국민은행을 제외하고는 BIS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흥은행은 정부의 공적자금 지원에 힘입어 BIS 비율이 9.8%를, 국민은행도 전년대비 1%포인트이상 늘어난 11.38%를 기록했다. 합병은행들의 합병시점을 전후한 1년 동안을 대상으로 합병은행들의 누적초과수익률을 산출한 결과, 4개 은행(조흥 한빛 국민 하나은행) 모두 합병 시점 3∼4개월 이전부터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됨에 따라 누적초과수익률이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합병이후에는 조흥 및 한빛은행의 누적초과수익률은 하락세를 지속했지만, 국민 및 하나은행의 누적초과수익률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한빛은행의 경우에는 분석기간중 은행업지수의 누적초과수익률 -65%를 초과하는 -133%를 기록했다, 합병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매우 부정적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합병은행들은 또 무수익 여신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FLC 도입으로 인해 부실비율이 추가적으로 2∼3%포인트정도 늘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제외하고는 99년중 합병은행의 부실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99년중 국민, 하나은행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한빛 및 조흥은행은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나타냈다. 비록 절대적인 당기순손실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도 합병의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LG경제연구원 보고서는 이같은 교훈을 거울삼아 합병 이전에 해당 은행의 부실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정책당국은 부실처리를 위한 공적자금 투입 문제는 과거와 현재의 부실을 처리하는 것이고, 합병은 미래의 은행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공적자금 투입과 합병은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있으나 아직 부실이 남아 있는 은행간 합병의 경우에는 이런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은 특히 정부가 금융구조조정과 관련된 중장기적 비전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 및 실행방안, 합병 유도를 위한 지원책 등을 제시하지 못해 은행간 "자율합병"이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1차 은행구조조정은 9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금감위는 조흥·상업·한일·외환·평화·충북·강원은행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경영개선을 전제로 경영정상화 계획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반면, 동화·동남·대동·충청·경기은행은 신한·주택·국민·하나·한미은행에 자산과 부채를 P&A 방식을 통해 계약 이전토록 결정했다. 그 뒤 상업+한일, 국민+장은, 하나+보람, 조흥+강원 등 은행간 합병이 성사됐고 다른 은행들은 외자유치 및 증자 등을 추진했다. 이에 따라 97년말에는 33개였던 은행수가 현재는 23개로 줄어들었다. 5개 은행이 퇴출되고 5개 은행이 피합병 대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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