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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평양냉면에도 금상첨화가 있다. 비단 위에 꽃을 더하듯 곁들여야 할 음식이 있다. 흔하게 접하는 만두부터 각종 무침까지. 함께하면 더 좋은 평양냉면의 동반자들을 골랐다.
평양냉면 애호가들 사이에 흔히 쓰는 말이 ‘선주후면’이다. 술을 한잔하고 나서 차가운 냉면으로 입을 가신다는 뜻이다. 유명한 냉면집에 가면 소주나 막걸리 등을 주문해 함께 점심부터 얼큰하게 얼굴이 달아오른 이들이 자주 눈에 띄는 이유다. 한때는 잔술을 파는 곳이 많았으나 요즘에는 찾기 어렵다. 이북에서는 해장을 목적으로 평양냉면을 먹기도 했다한다. 술을 부르는 동시에 숙취의 쓰라림도 달래주는 음식인 셈이다.
서울시 중구 저동에 있는 이북 음식 전문점 평래옥의 특징은 닭무침이다. 주메뉴인 초계탕이나 육개장을 시키면 주문하지 않아도 기본반찬으로 나온다. 삶은 닭을 손으로 일일이 찢어 오이와 함께 무쳤다. 혹자는 닭무침 때문에 이곳을 즐겨 찾는다고도 한다. 초계탕은 닭 육수를 낸 뒤 차게 식혀 동치미 국물을 섞어 얼갈이배추, 양배추, 마른 대추, 무 등의 야채를 올린 후 먹는데 닭무침과 궁합이 좋다.
고추가루와 설탕, 마늘, 생강 등 비교적 강한 양념으로 버무린 함흥냉면에는 회무침을 곁들인다. 서울 중구 오장동에 있는 오장동흥남집은 가오리를 식초에 절여 식감을 살린 간재미무침을 냉면 위에 올렸다. 본래 홍어를 올렸지만 2000년대 들어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명태 등으로 조금씩 바꿔오다 가자미로 굳었다. 냉면 위에 올리지만 따로 주문해 먹는 이들이 많다. 한국전쟁 때 피난 온 고 권기순 할머니의 손맛에서 시작해 3대째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