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씨 개인통장에 수억원 입금
신씨가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이 2003년 이후 대우건설, 산업은행, 삼성전자 등 12개 기업체로부터 받은 후원금은 총 8억5000여만원이다. 검찰은 신씨가 2004년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이 된 후 개인명의의 통장을 개설, ‘전시비용’ 명목으로 8억원에 가까운 돈을 입금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성곡미술관 전 회계담당자 A씨는 “2004년 이전에는 전시비용이 한 건당 1500만원 정도에 불과했지만, 신씨가 대형기획전을 많이 해 건당 전시비용이 5000만~1억원대로 커지자 이 돈을 현금으로 주기가 부담스러워 신씨 명의로 통장을 하나 개설했다”며 “신씨가 전시예산을 올리면 관장(박문순)이 결재한 후, 이 돈을 신씨 통장에 입금시켰다”고 말했다.
A씨는 “미술관 공식통장을 쓰려면 미술관 도장이 사용돼야 하지만, 큐레이터가 모든 금액을 집행하기 때문에 개인에게 미술관 도장을 함부로 줄 수 없었고 금융실명제 문제가 걸려 개인통장을 쓰는 방법을 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술관측은 신씨의 개인통장에 대한 사후관리는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신씨, 후원금으로 주식투자와 명품구입?
검찰은 또 신씨가 전시회 한 건당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식사비로 청구하는 등 ‘비용 부풀리기’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성곡미술관에서 압수한 회계장부를 바탕으로 신씨의 통장거래내역과 실제 거래처에서의 계약금액 등을 일일이 확인,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가 2005년 11월 기획했던 ‘아틀리에 아담슨’ 전시회의 경우 전시비용이 2억원에 육박했다. 또 2003년 1483만원에 불과하던 접대비(교제비 포함) 지출은 지난해 8900만원으로 1억원에 가까운 돈이 지출됐다.
신씨의 변호인인 박종록 변호사는 “우리는 할 말 없다”고 말했다. 신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업무상 횡령’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