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 만점'' 받은 13세 소년·소녀들, 그 비결은?

알고보니 모두들 ‘독서광’이래요
  • 등록 2006-04-24 오전 7:59:26

    수정 2006-04-24 오전 7:59:26

[조선일보 제공]


국내 13세 소년·소녀들이 잇따라 ‘토플 만점’을 받았다. 지난 2001년 만 14세에 토플 만점을 받았던 장승원(하버드대1)군에 이어, 최근 만 13세 김영윤양(2005.8), 김시욱군(2006.2), 박지영양(2006.3)이 300점(CBT) 만점을 받으며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것. 이들의 공통점은 ▶유아·초등생 시절 영어권 국가에서 1~3년 체류했고 ▶영어든 한국어든 엄청난 양의 독서를 해왔으며 ▶영어뿐 아니라 다른 교과목 성적도 뛰어나다는 점 등이다.

박지영 “라이팅, 상상력 발휘해야”

박지영(서울 대청중2)양은 지난 3월에 치른 토플에서 듣기·문법·독해·작문 네 개 영역에서 300점 만점을 명기한 성적표를 지난 18일 미국 ETS로부터 받았다. 토플 전문학원을 다니는 대신 모의고사를 몇 회 풀어봤다고 한다.

박양은 영어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상태에서 초등학교 4학년 때 검사인 아버지를 따라 캐나다에서 1년간 생활한 바 있다. “영어 배우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영어 환경에 던져지자 흠뻑 빠져들더라”며 “차라리 내버려두는 것도 동기 유발에 좋은 것 같다”고 어머니 유경란씨는 말한다. 박양은 귀국 후 영어 동화와 소설을 많이 읽었다. 영화를 보면 영어 원작을 찾아보는 등 다양한 시청각 교재를 거리낌없이 넘나들었다.

“지난 토플 쓰기(writing) 문제는 ‘직장에서 바람직한 보스는 어떠해야 하나’였어요. 내가 20대 후반의 직장 여성이라면 어떤 게 가장 필요할까 상상하며 답안을 썼어요.”

독서를 통해 간접경험을 많이 쌓고 사고의 수준을 높이면, 영어로 표현할 수 있는 지식과 감성이 훨씬 풍부해진다는 것이다. 박양은 지난해 정기고사에서 전교 1등을 하는 등 전과목에서 최상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

김시욱 “책 15시간 읽은 적도”

지난 2월 토플에서 만점을 받은 김시욱(서울 구정중2)군도 초등학교 4학년 때 안식년을 맞은 대학교수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1년간 살았다. 하지만 그는 “미국은 영어를 쓰는 나라라서 좋은 게 아니라, 학교에서 책 읽기가 편해서 좋은 나라”라고 말할 정도로 ‘독서의 힘’을 믿는다. 단계적 문제풀이로 흥미를 돋우는 학교 독서 프로그램(Accelerated Reading Program)에 빠져 하루 15시간 내리 책을 읽은 적도 있다고 한다. 김군은 미국 거주 6개월 만에 영재반에 입성했고, 철자맞히기 대회(Spelling Bee)에서 우승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어머니 조문숙씨는 “어릴 때 시욱이가 하는 말을 타이핑해 ‘글모음집’을 만들어줬다”고 말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논리적으로 전개될 수 있는지 문장으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그 덕에 김군은 책을 많이 읽으면서 생각을 깊이 하고 글로 표현하는 일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영어 실력 향상뿐 아니라 모든 과목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으로도 이어졌다고 한다. 초등학교 6학년 이후 아예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는 김군은 현재 전교 5등 이내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윤 “새로운 표현을 즐긴다”

만 13세였던 작년 토플 만점을 기록한 김영윤(성남 서현중3)양도 초등학교 때부터 한국어든 영어든 책 두세 권을 하루에 ‘뚝딱 해치우는’ 독서광이다.

유아 때 3년여 상사 주재원인 아버지와 미국에서 살았다. 이후 영어 동화책과 디즈니 만화영화를 끼고 살며 영어 감각을 유지했다. 영어 소설은 물론, 영영사전을 뒤적이는 게 ‘취미’다.

“영어 소설을 읽다 재미있는 표현이 등장하면 그 이유를 생각해보고, 그 자리에서 외우고 활용해봐요. 한국 소설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예요.”

김양은 전반적인 언어 실력을 키워 지난해 민족사관고 주최 토론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국어·논술 실력도 뛰어나다. 전교 10위권 내의 성적이다. 김양의 어머니 이은경씨는 “주위에서 특목고 대비를 위해 토플 시험을 보는 학생을 보면, 학원에서 열심히 해 260~270점까지는 받아도 국어·영어 등 언어에 대한 강한 흥미로 기초를 다지지 않으면 그 이상은 힘든 것 같더라”고 말했다.


정시행기자 polyg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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