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새로 출시될 신용카드의 할인·포인트 적립 등 혜택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당장 카드대출 금리에는 큰 영향은 미치지 않지만 장기적으론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비씨카드가 발행하는 금융채 AA+(이하 무보증·민평3사 평균) 3년물 금리는 전날 연 3.660%를 기록했다. 현대·우리·하나카드와 현대캐피탈이 발행하는 금융채 AA0 3년물과 롯데카드·KB캐피탈 등이 찍어내는 AA- 3년물 금리도 각각 3.719%, 3.888%를 나타냈다.
이들 여전사가 발행하는 채권(여전채) 금리는 2거래일 연속 소폭 낮아졌으나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AA- 3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4.067%를 기록하며 2012년 4월 26일(4.00%) 이후 처음으로 4%를 돌파했다. 세계적인 긴축 움직임에 채권금리가 치솟고 있어 여전채 AA+와 AA0 금리도 조만간 4%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여전사는 예금을 받지 못해 채권 발행으로 빌린 돈과 자기자본으로 영업한다. 외부 조달자금과 자기자본 비율이 대략 8대 2고, 조달자금의 약 60%를 여전채로 마련한다. 지난해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의 여전채 규모는 78조2490억원에 달한다.
‘흑자상품’ 개발하려면 업무원가 줄여야
신용카드 상품 혜택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조달 금리 급등으로 늘어난 비용을 만회하려면 또 다른 비용인 소비자 혜택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신용판매 수익은 연회비, 가맹점수수료(카드수수료), 할부수수료로 구성되는데 카드수수료율 인하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흑자 상품’을 개발하려면 연회비나 할부수수료를 올리거나 비용 항목 중 업무원가를 줄일 수밖에 없다. 할인, 포인트 적립, 무이자할부 등 소비자 혜택과 마케팅 축소가 불가피한 셈이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카드대출이나 신용대출 금리에는 당장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대출 금리는 조달금리보다 고객 연체 등이 반영된 신용부도율 비중이 큰 데다, 보통 1~3년 전 조달한 돈으로 대출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판매(대출)에 들어가는 돈은 평균 1년 반 전에 빌린 돈”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말 여전채는 초저금리 기조 속에 AA- 3년물 금리도 1.5%대를 기록했었다. 다만 글로벌 긴축 흐름 속에 금리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장기적으론 카드론 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업계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