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시청 달콤방에서 만난 서울시 상징 캐릭터 `해치`는 세 시간여의 뮤직 비디오 촬영 뒤임에도 지친 기색 없이 생생했다. 오전에는 뮤직 비디오 후속 영상을 준비하고 곧바로 오후에는 스웨그(swag· 스타일 또는 멋을 나타내는 은어) 넘치는 댄스를 선보여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지만 매일 차곡차곡 늘고 있는 유튜브 구독자들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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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해치TV를 개설하며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데뷔한 해치가 바빠졌다. 경복궁을 수호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천만 서울시민을 해치TV 구독자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면서다.
“안녕, 해치요?”서울로 다시 돌아온 해치가 처음 한 말이다. 최근 크리에이터로 데뷔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시바 해치`. 욕 같은 말장난처럼 보이지만, `시민바라기 해치`라는 뜻이 담겨있다. 크리에이터로서 활동 기간은 짧지만 서울시 상징 캐릭터로서 제 역할은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로 시상식이 취소된 `서울특별시 복지상` 수상자들 직접 찾아가 박원순 시장을 대신해 상을 전달한 것은 값진 경험이다. 당시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시상식 개최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해치가 시와 시민을 이어주는 끈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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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해치가 다이아몬드 버튼을 노리고 있는 것은 서울시 공무원이 되겠다는 큰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구마모토현의 영업부장 ‘구마몬’이 임시직으로 시작해 차곡차곡 경력을 쌓았다면 지난해 말 우주 최초 수달 공무원이 된 충주시의 ‘충주씨’는 공정한(?) 임용 면접을 거쳐 선발된 케이스다. “서울시 직원이 되고 싶은데, 공무원님들이 절대 안 시켜 준다. 열 두살이 어떻게 시험을 보냐”는 해치는 오기가 생겼다. 서울시민을 ‘찐팬(진짜 팬)’으로 만든 성과를 인정받아 시민소통기획관이 되겠단다. 시민소통기획관은 서울시와 시민간 원활한 소통을 돕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13일 공개한 ‘1일1깡’ 챌린지 영상에서도 시바 공무원이 되겠다는 야망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깡 챌린지는 가수 비가 노래 ‘깡’의 뮤직비디오와 공연을 통해 선보였던 독특한 안무를 유튜버들이 재연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해치는 영상에서 ‘예스(YES) 1일1깡, 노(NO) 지원금깡’을 외치며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재난 지원금 ‘깡(현금화)’은 저의 동그랗고 커다란 눈으로 찾아낼테니, 조심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