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금통위와 함께 발표되는 수정 경제전망에 관해서는 한은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4%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대다수였으나, 공급망 차질 등 경기 하방 압력을 이유로 4%보다 하향 조정할 수 있단 주장도 나왔다. 반면 물가의 경우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으면서 한은도 올해 물가를 2.1%에서 한 차례 더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응답자 전원, 11월 금통위 금리 인상…인상폭은 25bp 추정
이데일리가 21일 국내 증권사 등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모두가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점쳤다. 소수의견 개진 여부에 대해서는 만장일치 인상부터 1~2명의 동결 주장 예상까지 다양했다.
설문 결과 기준금리 인상 폭 예상은 0.25%포인트가 가장 많았다. 12명 중 11명이 ‘베이비 스텝’인 0.25% 인상을 예견해 지난 8월 인상폭과 동일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불안정 해결 의지가 강한 한은이 내년 대통령 선거 직전에 추가 인상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이달 0.5%포인트 인상하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단 의견을 보였다. 이주열 총재 임기 말인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상단은 1.25% 수준으로 그치겠지만, 대선 이후 2분기와 3분기 각각 0.25%포인트씩 추가 인상해 내년까지 1.75%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다른 연구원들은 대선과 상관없이 한은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가며 0.25%포인트씩 올려나갈 것이라고 봤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기준금리 결정은 주상영 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내겠지만 기존 0.75%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1.00%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여삼 연구원은 “공급망 충격과 자원부족 문제로 유발된 인플레이션 압력과 부동산과 가계부채와 같은 금융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금리정상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8월에 이어 11월 추가인상 단행될 것으로 전망하며, 현재 경제 여건과 금융불균형 대응을 고려하면 내년 1분기 이주열 총재임기까지 1.25% 코로나 이전 수준의 금리정상화 단행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동결 소수의견 1표로 0.25%포인트 인상을 점쳤다. 조영구 연구원은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지속성 우려 확대,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대응 필요, 방역체계 변화로 자영업 및 서비스업 경기 회복 기대가 커졌고 그동안 11월 인상에 대한 공식적인 정책 시그널도 충분했던 만큼 기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답했다.
만장일치 인상을 예상한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 금통위에서 개진된 2명의 금리인상 소수의견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고려하면 사실상 11월 기준금리 인상은 확실시된다”면서 “실질금리가 큰 폭의 마이너스 수준을 보이고 있고, 자체적으로 추정하는 중립금리를 감안해도 현재의 기준금리는 크게 낮다고 평가해 11월 금통위 이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가 인상을 향해 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성장과 물가 수준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 사이에서도 이견이 나타났다. 성장률 전망에 관해서는 대다수가 올해 연간 4% 전망치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지만, 일부 응답자는 당초 예상치를 하회 할 수 있다고 보면서 성장률 추정치를 낮춰 잡았다. 올해 물가 연간 전망치는 당초 한은이 예상한 2.1% 수준 보다 높은 2%대 중반 수준이 많았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연간 성장률 4%, 물가 2.1%, 내년 성장률과 물가 전망은 3%, 1.5% 수준으로 전망했다.
윤여삼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예상보다 낮은 성장으로 4분기 위드 코로나 내수일부 회복에도 연간 4.0% 성장에 다소 미흡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은 3% 내외 성장기대 정도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가의 경우 최근 유가 등 원자재가격이 급등한데다 원화 약세, 일부 기저효과를 감안 올해 2.3%와 내년에도 2% 정도 물가는 가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성장률은 내수경기 회복과 글로벌 수요 회복 지속에 따른 수출 경기 호조가 이어지며 예상 수준을 달성하고, 물가 상승 압력도 내년부터 낮아지면서 1%대 후반을 기록할 수 있단 전망도 있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0%, 3.0%로 유지, 물가 전망치는 올해 2.4%, 내년 1.8% 정도로 전망”한다고 답했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성장률 전망은 올해 4%, 내년 3%로 내다봤고, 연간 물가는 올해 2.5%에서 내년 1.9%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