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가구 동시 재건축에..과천아파트 전셋값 1년새 두배 껑충

주공8단지 73㎡ 2.5억원 뛴 5.2억
과천인구 25% 한번에 이사하는 셈
지역 평균 전셋값 16개월새 24%↑
"소형 전세는 아예 나오지도 않아
중대형도 간혹 나오면 바로 계약"
  • 등록 2016-06-02 오전 5:00:00

    수정 2016-06-02 오전 10:39:05

△경기도 과천지역 재건축 이주 수요 여파로 인근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재건축 사업의 사실상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계획’안을 수립 중인 과천 주공2단지 아파트.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경기도 과천에 사는 직장인 김모(42)씨는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10년 넘게 살던 전셋집이 재건축하는 바람에 가까운 아파트로 이사를 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또 옮겨야 할 판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과천 별양동 주공 6단지다. 지난달 관리처분인가를 마치고 오는 7월부터 이주에 들어간다. 김씨는 “재건축 때문에 옆 동네 전셋값도 너무 올라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아이들 학교를 생각하면 멀리 갈 수도 없어 머리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과천지역 아파트 약 1만 가구가 동시다발적으로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전세난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5개 단지가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거나 곧 받을 예정이어서 경기도 의왕·안양시 등 인근 지역 전세시장까지 들썩이고 있다.

과천 인구 4분의 1 한꺼번에 이동…16개월만 전셋값 24%↑

과천시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1만 3500여 가구 중 11개 단지 9772가구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재건축에 돌입한 상태다. 이 중 조합 인가를 받은 아파트만 약 6000가구에 달한다. 올해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해야 하는 곳도 5100여 가구나 된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했을 때 과천시 인구(6만 9000여명)의 약 4분이 1인 2만명 정도가 이주를 하는 셈이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별양동 7-2단지는 이미 철거가 끝났고, 중앙동 1단지(1062가구)는 지난 3월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부림동 주공 7-1단지(722가구)와 별양동 6단지(1262가구)도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올해 하반기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여기에 사업승인을 받은 주공 2단지(2129가구)까지 가세하면 당장 5127가구가 이주해야 하는 것이다. 주공 8단지와 9단지 역시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별양동 S공인 관계자는 “작은 평수 아파트는 아예 씨가 말랐고 전용면적 100㎡가 넘는 중대형 아파트만 간혹 전세 물건으로 나온다”며 “이마저도 하루, 이틀 지나면 바로 거래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 G공인 관계자도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매물이 없다”며 “1년 전 전셋값이 2억 7000만원이었던 주공 8단지 전용 73.02㎡형 아파트는 지난달에 2억 5000만원 오른 5억 2000만원에 거래됐을 정도”라고 전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1705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3.3㎡당 1375만원) 이후 약 1년 4개월만에 24% 뛴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18.6%)에 비해 5.4%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과천 중앙동의 경우 3.3㎡당 평균 전셋값이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전 1384만원이었지만 올해 1월 1500만원대에 진입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1816만원까지 치솟았다. 주공 8단지와 주공 9단지가 있는 부림동 역시 같은 기간(지난해 1월~올해 5월 현재) 32.86% 뛰었다.

빌라 전셋값도 상승세…의왕·안양 전세가율 80% 넘어서

과천 재건축발 전세난은 아파트 밀집지역뿐 아니라 문원·과천동 일대 빌라촌까지 번지고 있다. 문원동 D공인 관계자는 “문원 1단지 빌라 같은 경우 전용 84㎡짜리 전셋값이 1년 새 2억원 초반에서 3억원 초반까지 올랐다”며 “과천 내에서 살고 싶은 이들은 많은데 공급은 한정돼 있어 대기수요가 밀려 있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군포·의왕·안양 등으로 밀려나면서 과천 인근 지역 전셋값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군포시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지난해 3월 기준 79%에서 올해 3월 기준 84.2%로 4.2%포인트 올랐다. 의왕·안양시도 같은 기간 전세가율이 75%에서 각각 82.5%, 81.3%로 상승했다. 경기도에서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지역은 이 세 곳이 전부다.

과천 재건축발(發) 전세난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도 재건축 추진 단지가 줄줄이 나오는데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 들어설 보금자리주택 지역 우선 공급분을 배정받기 위해 과천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인중개사는 “전셋집을 구해 다른 곳으로 이사하고서도 주소지만 이쪽으로 옮겨 두는 사람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경기도와 과천시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는 전세난을 완화하기 위해 관리처분인가 시기를 조정하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 조례를 개정해 지난 17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신동선 과천시 도시정비과 팀장은 “세입자들의 원활한 이주를 위해 전·월세 상담센터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며 “각 조합에도 세입자 전세금 반환에 차질이 없도록 해 달라고 협조를 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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